[와이뉴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천 상가건물 화재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천 상가건물 화재사건 관련 수사 결과는 1개월여에 걸친 수사를 토대로 한다. 화재는 3층 스크린 골프장 철거 작업 과정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위험요인 확인 및 전원 차단 등 안전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후 3층 방화문을 열어두어 계단 통로를 통해 연기가 4층으로 확산되는 한편 건물 신축 당시 3층과 4층 사이 부적절한 시공으로 화재 직후 연기가 4층 병원으로 유입됐고, 이로써 진료 중이던 환자와 의료진 등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본 건 수사과정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공사, 안전관리 소홀, 부적절한 건물 시공 등 각종 위법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책임 있는 공사관계자 등 7명(철거업자 3명, 골프장 업주 1명, 관리소장 1명, 시공 1명, 감리 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입건했고 이중 책임이 중한 철거업자 1명을 구속하고, 불구속 피의자들의 구체적 범죄사실도 계속 수사 중이다.
이천 상가건물 화재사건은 앞선 5일 오전 10시 16분경 이천 관고동 소재 ‘00빌딩’ 3층 스크린 골프장 내부 철거 작업 중 화재 발생한 것을 이른다. 이 사고로 4층 신장 투석 병원 환자와 간호사 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연기를 흡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화재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중대범죄로 인식하고 발생 즉시 경기남부청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대, 피해자 보호팀 등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71명)을 편성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 및 연기 확산 경위, 철거 작업 당시 과실 등을 규명하기 위해 신속하게 현장 및 사건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하고, 국과수 등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 외부 전문가(동종업계 종사자) 자문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해 왔다.
국과수 감정 결과(화재감식 포함) 3층 스크린 골프장 1번 방 좌측 벽면에 설치된 선풍기 및 에어컨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단락흔이 발견된 점 등으로 보았을 때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풍기 또는 배수펌프 전원코드의 전기적인 요인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연기 확산 경로는 스크린 골프장 1번 방 창문 측 벽면 공간 및 건물 기둥 대리석 외벽 사이의 공간을 통해 4층 00의원으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원인 및 연기 확산 경위는, 국과수 등 유관기관 합동 감식 결과 스크린 골프장 총 4개의 방 중 1번 방에 설치된 선풍기 및 에어컨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단락흔이 발견되는 등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한다.
철거업자 A씨는 당일 07:10경 철거 작업을 시작하면서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전에 위험성을 평가해 위험요인 제거 및 전원 차단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않고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스크린 골프장 내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사용하며 철거 작업 중 화재가 발생했다.
A씨 등은 화재 직후 스크린 골프장 방화문을 개방해 둔 채 대피해 계단통로를 통해 4층 병원으로 연기가 확산됐다.
건물 신축(2003년)당시 3층 창문과 천정보 사이 이격이 있었고 3층과 4층을 완전하게 분리하는 방화구획을 설정하기 위해 기둥부위(철골 H빔)를 벽돌과 모르타르를 이용하여 내부를 채워야 함에도, 벽돌과 모르타르 시공 없이 외장재만 붙여 준공해 연기가 기둥부위를 타고 4층 신장 투석실로 유입됐다.
그 즉시 의료진들은 33명의 환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 과정에서 환자 4명과 의료진 1명이 사망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와 목격자, 당시 공사 인부⋅시공 관계자 등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 현장 3층 스크린 골프장 철거 작업 시 전원 차단 등 안전조치를 전혀 실행하지 않아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개방해둔 방화문과 건물 구조적 문제로 4층 병원으로 빠르게 연기가 확산되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전담팀은 철거 작업 중 무자격자에 의한 공사, 안전관리 소홀, 부실시공 등 다수의 불법행위 사실을 확인해 철거 관련 A씨 등 4명과 건물 관련자 3명을 입건했고 이 중 책임이 중한 철거업자 1명을 구속하고, 불구속 입건 대상자들을 계속 수사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한해 페업한 자영업자 수는 전국 88여만 명에 이르고 있어 소규모 철거공사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소규모 철거공사의 경우 건축법 등 관련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공사 시 신고 등이 필요하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된 형식적 감리, 안전을 도외시한 공사 관행 등 제도개선책을 관계기관에 통보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이번 사건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규모 철거 공사 시에도 전기, 가스 등을 차단한 후 공사하도록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