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존경하고 사랑하는 안양시민 여러분, 박준모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최대호 안양시장님과 이 순간에도 안양시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공직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촌·평안·귀인·범계·갈산동 지역 더불어민주당 최병일 의원입니다.
며칠 전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오늘을 언급하며,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비닐봉투 하나가 자연 속에서 500년의 세월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줍니다.
이러한 시점에, 저는 오늘 우리 안양시를 ‘쓰레기 없는 도시’를 넘어, ‘버려지는 자원이 없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 안양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의식 수준은 전국 최고라 자부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높은 의지를 뒷받침할 시의 정책과 시스템은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습니까? 안타깝게도 시민들은 참여할 통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쓰레기 배출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민의식이 아니라, 시민의 실천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우리의 시스템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폐기물 관리’라는 낡은 관점을 버리고, 모든 것이 소중한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순환사회’로의 대전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도시를 위한 가장 확실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안양시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공지능 회수로봇 ‘네프론’을 도입한 후, 투명 페트병과 캔 수거량이 단 7개월 만에 26배나 급증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시민들께 편리하고 보람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면 얼마나 뜨겁게 호응하는지를 명백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우리의 자원순환 정책은 아직 단편적입니다. 폐건전지와 종이팩을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은 여전히 시민들이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고, 아이스팩 수거 사업은 동력이 약해졌습니다. 성공 사례에서 얻은 ‘편의성’과 ‘인센티브’라는 성공 공식을 왜 다른 품목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습니까.
특히 심각한 것은 ‘잠자는 보물’이라 불리는 종이팩과 멸균팩 문제입니다. 최고급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고급 화장지나 타월로 재탄생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지만, 우리 시 공동주택의 대부분은 종이팩 전용 수거함조차 없습니다. 내용물에 비닐과 알루미늄이 코팅되어 있어 일반 종이와 섞이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도 말입니다. 결국 전국적으로 재활용률은 14%에도 미치지 못하고,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환경을 오염시키고 예산을 낭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멀리서 답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웃 도시 시흥시의 ‘지역화폐 보상’과 같은 소프트웨어 전략과, 전주시의 ‘종이팩 수거함 설치’ 같은 하드웨어 전략을 결합한다면, 우리는 전국 최고의 ‘안양형 순환사회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에 본 의원은, 시민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순환도시 안양을 위해 다음 네 가지를 강력히 제언합니다.
첫째, ‘찾아가는 수거’에서 ‘찾아오는 수거’로, 분리배출 인프라를 혁신해야 합니다.
모든 공동주택과 네프론 등 주요 거점에 종이팩과 멸균팩 전용 수거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시민들이 일부러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는 불편함 없이, 집 앞에서 쉽고 올바르게 분리배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입니다.
둘째, ‘의무’를 ‘혜택’으로 바꾸는 통합 인센티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종이팩, 건전지, 페트병 등 품목별로 흩어져 있는 보상 제도를 통합·연계 체계로 만듭시다. 시민들이 쌓은 포인트를 지역화폐나 대중교통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게 하여, 환경보호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와 가계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어르신 일자리와 연계한 '우리동네 자원순환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분리배출함 설치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하여 '자원관리사'를 배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는 어르신들께 안정적인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시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실제로 부산의 '우리동네 ESG 센터'처럼 폐플라스틱 수거 및 분류에 노인 일자리를 연계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넷째, 기본 조례를 넘어 실천을 담보할 세부 조례를 제정해야 합니다.
우리 시에는 이미 훌륭한 「안양시 자원순환 기본조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선언적인 기본 조례만으로는 현장의 변화를 이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오늘 제안 드린 정책들의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안양시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지원 조례」의 제정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 조례는 수거함 설치 의무화, 인센티브 지급 근거 등을 명시하여 우리의 약속을 흔들리지 않는 제도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시흥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자원순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저의 제안에 대해 시장님께서는 서면으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
순환사회 조성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안양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며, 한정된 자원으로 무한한 가치를 만드는 가장 혁신적인 경제 모델입니다. 시민들의 높은 환경 의식이 자부심을 넘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의회가 먼저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 ‘순환도시 안양’을 만들어 갑시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