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함께 있는 매순간이 기적이며 행복”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홍도연 회원

“이 아이만 아프지 않으면 저 피곤한 건 아무렇지도 않아요. 함께 있는 매순간이 기적이며 행복이에요.”
대한민국 대표 애묘인 카페를 자랑하는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이하 ‘고다’> 홍도연 회원은 자신의 애묘 ‘굴비’가 아플 때면 자신도 발을 동동 구른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고단함을 우려했지만 외려 그녀는 자신의 보물 1호 굴비를 걱정했다. 굴비만 건강하다면, 굴비에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주택)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을 위해 그녀는 주말까지 몽땅 투자해 투잡을 뛰고 있다.
그녀가 속한 <고다> 카페는 상업적 목적의 교배보다는 중성화를 지향하며 다수의 캣맘 회원이 분포한다. 또 자발적으로 TNR(길고양이를 포획Trap 중성화Neuter 방사Return 하는 국제 공용어)을 하고 동물학대 사건을 적발하는 등 적극적 활동을 보이고 있다. 홍도연 회원에게 고양이 관련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홍도연 회원의 반려묘 ‘굴비’다. 평소 점잖고 늠름한 성격이 매력이라고 한다.

■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그 시점은 언제인가요.
- 어렸을 적부터 동물에 관심도 많았고 반려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 허락하지 않아 키울 수가 없었어요. 나이가 차고 독립할 때가 되자 함께 하고 싶은 반려동물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고 가족단위로 사는 게 아닌 혼자 사는 일상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강아지보단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고양이에게 관심이 갔어요. 수를 셀 수는 없지만 아마도 1인 가구가 많아진 요즘 고양이를 반려하는 애묘인이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많을 거라 생각해요.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카페 소개와 애묘인(캣맘) 활동을 말씀해주세요.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카페는 고양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고양이 관련 타 카페는 상업 목적의 고양이 교배를 허용하는데 고다는 중성화를 지향하고 교배는 금지해요.
<고다>는 회원이 많기 때문에 사회로의 파급력도 크다고 생각해요. 요즘 동물을 학대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대로 묻힐 뻔한 학대사건이 <고다>를 통해 이슈화 된 적이 많아요. 생각해보면 회원 수가 많기도 하지만 회원님들이 동물보호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봐요.
고다에는 캣맘 회원분들도 많이 계세요. 배고픈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챙겨주는 캣맘들도 많이 계시고 TNR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길냥이들을 돌보는 분도 많이 계세요.

■ 고양이 키우는 데 소요되는 월 비용은 얼마나 되시나요.
- 고양이를 반려하는 비용은 정말 케이스바이케이스(case-by-case 사항별)인 것 같아요. 1묘를 반려하는 저의 경우 사료와 모래를 합친 비용이 월 10만원 정도 나가는 것 같아요. 거기에 간식비 3만원 추가 되는 정도예요. 고양이가 아프면 그 비용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나가요. 100만원 단위도 될 수 있거든요. 이번에 저희 고양이가 아파서 병원에서 쓴 비용은 30만원 정도였어요. 동물을 키울 때 평소에 드는 비용은 가늠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이 아프면 어느 정도 비용이 나올지 예측이 어려워요. 항상 그들의 건강함이 감사해요.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홍도연 회원이 반려묘 굴비와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굴비를 바라보는 홍 회원의 눈빛이 사랑스럽다.

■ 고양이와 생활하며 행복할 때와 주의할 점, 애환 등을 말씀해주세요.
- 함께 있는 매순간 순간이 기적이며 행복이라 생각해요. 지친 하루를 끝내고 무거운 현관문을 밀어 어두운 집으로 들어가면 맞이하고 있는 건 어둠만이 아니에요. 그곳에는 따스한 체온이 있는 제 고양이가 있어요. “이제 왔냐”고 반기며 온 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하고 있는 고양이가 한결같이 절 기다려요. 고양이가 기다리는 것을 알기에 퇴근 후 집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빨라요.
고양이를 키울 때 주의 할 점은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강아지처럼 산책을 하기가 힘들어요. 자기가 생활하는 공간을 벗어나면 큰 혼란에 빠져 많이 긴장하고 그 스트레스도 상당해요. 가끔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서 잃어버리는 분들이 보이는데 그런 일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까워요.

■ 근래 캣맘 혐오 사건이 이슈인데 관련 견해와 입양 후 파양 사례에 견해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을 볼 때마다 씁쓸해요. 저 또한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주고 있는데 몰래 주고 있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기에 어떤 위협이 올지 모르기에 항상 조심하고 있어요. 모든 사람들 맘이 같은 순 없죠. 알아요. 그들이 나쁘다고만 하진 않아요. 싫은 거 어쩔 수 없죠. 어떤 이들은 길냥이들에게 밥 주지 말고 그렇게 불쌍하면 집에 데려가 키우라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돈이 많다면 정말 그러고 싶어요. 그게 꿈이기도 하구요. 현실은 모든 냥이들을 돌볼 수 없기에 눈치 보며 밥을 주고 있어요. 밥 한번 준다고 달라지는 건 없죠. 적어도 길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길냥이의 하루는 배부를 수 있잖아요. 길냥이를 사랑해 달라는 거 바라지도 않아요. 단지 인간이 만든 이 삭막한 도시에서 그들도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도시 속에서 길냥이들이 무얼 먹고 무얼 마시고 하루를 보낼까요? 측은지심을 가져 주세요. 그들도 생명체예요. 길냥이의 평균 수명은 많아야 2~3년이에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제공해준 식량으로 그들이 하루라도 배가 불렀다면 하루라도 밥 걱정을 안 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입양 후 파양하는 경우가 많죠. 반려동물이 생명을 다 할 때 까지 반려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키우다가 본인의 아이가 태어나서, 알레르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로 등등 너무나 많은 이유로 반려 중 파양을 하죠. 유기도 하구요. 동물을 반려할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끝까지 책임질 거 아니면 제발 키우지 말라고요.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래요. 동물을 사랑했기에 키웠을 테니까요. 책임감을 가지고 키웠으면 해요.

■ 다른 동물과 차별화 된 고양이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고양이의 매력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직접 반려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 두 개로 나뉜다 생각해요.
우선 겉으로 보이는 것은 외모예요. 예쁜 얼굴, 귀여운 솜방망이 발, 우아한 걸음걸이, 애교 가득한 목소리 등등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매력이 대표적이에요. 반려하지 않으면 모르는 매력은 바로 애교예요. 고양이를 키우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왜 하필 고양이예요? 강아지가 더 애교 많잖아요. 고양이는 주인도 몰라보지 않나요?”예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념은 사실이 아니에요. 고양이는 애교가 많고 그 애교를 보통 주인에게만 보여줘요. 자신의 옆을 주인에게만 허락하구요. 나만을 허락하고 나하고만 교감을 하는 생명체가 있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에요. 물론 우리 고양이는 일명 개냥이라 아무나 좋아해요.(;;)

■ 그 외 와이뉴스 독자께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요즘 고양이를 반려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난다고 해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강아지보단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많죠. 고양이에게 관심이 많아지고 인식이 전보단 좋아지는 것 같아서 기쁘지만 한편으론 많이 키우는 만큼 고양이의 수도 많아지고 그만큼 유기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해요. 우리가 그러한 부분까지 통제할 수 없지만 길에 떠도는 고양이, 아픈 고양이들을 만나게 되면 온정을 베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주세요. 우리가 용기를 갖는 그 순간이 그들에겐 끔찍한 고통 속에서 빛이 내려오는 순간일 테니까요.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은 사랑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