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영화] 이 모든 사건은 한 미치광이에 의해 벌어졌다! ‘조작된 도시’

지창욱 액션 성공작‥ 히키코모리 천재 해커 여주까지 볼거리 풍성

[와이뉴스] 한 미치광이가 온 도시를 발칵 뒤집었다! 지창욱 액션 성공작 ‘조작된 도시’.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 천재 해커 여주인공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조작된 도시(Fabricated City)’는 2017년 개봉한 한국 영화다. 사슴 눈망울 소유자 지창욱이 남자 주인공을 맡아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주인공 권유는 전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였지만 현실은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무일푼 백수다. 어느 날 휴대전화를 갖다 달라는 낯선 여자의 전화를 받게 된 후 살인범을 몰려 투옥된다. 권유의 게임 멤버이자 해커인 여울은 대장 권유의 결백을 뒷받침하는 영상을 만들어 유포하고 천신만고 끝에 탈옥한 권유를 만나 돕는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같은 팀원들도 합류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권유는 누명이 맞다. 누가 누명을 씌웠을까? 당연히 자신의 죄를 감추고자 하는 사람이겠지. 힌트를 주자면, 권유가 백수이기에 더욱 쉽게 범죄의 피해자로 지목될 수 있었다. 좀 씁쓸한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는 초반에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마치 실제인 듯 몰입하려던 찰나, 영화 속 ‘현실’로 돌아온다.

 

영화에서 웃음 포인트가 셋 있는데 그 첫 번째는 권유가 투옥됐을 때다. 옥의 왕을 잘못 건드린 ‘죄’로 권유는 엄청난 구타를 매일 당하게 되는데 이 때 구원자가 등장한다. 그가 권유에게 녹색 이파리를 전하는데 권유는 이것을 얼른 받아 씹어 먹는다. 그는 “먹는 거 아니냐. 빻아서 상처에 발라”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탈옥한 권유가 이동 수단을 찾던 중 만난 흑인 부부다. 아마도 세계를 여행 중인 듯한 부부는 낡은 승용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가던 중 이뤄진 경찰 검문에서 일부러 영어를 크게 쓰며 시선을 돌리게 한다. 공항에 도착한 부부가 낡은 차를 가리키며 “동차, 통차”하는 부분.

 

세 번째는 이 부분이 여울의 연기가 최고로 빛을 발하는 부분 같기도 한데, 처음 권유에게 전화했던 여자와 통화하는 장면이다. 위치를 탐색하기 위해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극도로 긴장한 권유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여울이 수화기를 집어 들고 ‘유창하게’ 비속어를 늘어 놓는 장면으로, 통화를 마치자 모든 팀원이 여울을 넋 놓은 채 바라 본다. 평소에 말도 없고 꼭 필요한 내용은 통화로만 전했던 여울이었기 때문.

 

쫓고 쫓기는 스릴 넘치는 영화이지만 이처럼 곳곳에 소소한 웃음 포인트가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정하고 찾아 보는 영화는 아니라도, 우연히 보게 되면 반색하게 되는 영화다. 또 결말의 범인을 알게 되면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과 조우하며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곱씹게 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전반 내용이 현실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우리가 살고 있는 어디에선가는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스토리를 담고 있어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