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춤꾼’ 故이애주 선생 우리춤 맥 계승 공연

 

[와이뉴스] 경기아트센터는 5월 11일 수요일 오후 8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우리 춤의 혼과 맥, 그리고 기억’공연을 진행한다. 이애주 선생의 춤 세계를 조명하고, 전통춤의 명맥을 잇는 모습을 담은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는 이애주 선생의 춤을 끊임없이 수련하고 올바르게 전수하기 위해 결성된 ‘한국전통춤회’가 재구성한 살풀이, 태평춤 本, 승무를 준비했고,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도무용단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각각 가곡 <이수대엽>과 <제(祭)>를 무대에 올린다.

 

 

이애주 선생은‘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초대 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1920~1989)의 제자로 1996년에 스승을 이어 2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전통춤의 뿌리이자 원류 한성준 선생(1874~1941)과 손녀 한영숙으로 이어지던 전통춤(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태평무)의 맥을 계승하는 한국무용사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항쟁 한복판에서 <썽풀이춤>, <바람맞이춤>을 선보이며 ‘시대의 춤꾼’으로 불리었던 이애주 선생은 우리 춤 움직임의 근원과 본질을 오랜 시간 연구했다. 특히 고구려 춤의 원류와 상징체계를 탐구하여, 가무악의 뿌리인 오행소리춤-영가무도(詠歌舞蹈)를 연구, 복원, 재현하는 등 예술적,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 낸 전방위 춤꾼으로 인정받아 왔다.

 

본 공연은 전석초대로 진행되며,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시거나 경기도무용단(031-230-3313)을 통해 1인 4매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 공연내용

 

1. 가곡 <이수대엽>

편곡 송홍섭

출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정가 강권순 피리 현용권 대금 정도형 거문고 유은정 타악 이석종 양금 최휘선

Synth 조승현 Bass 이일우

 

가곡은 시조,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라고 불리며 시조시를 노랫말로 삼아 압축된 목과 정제된 소리를 사용하여 노래하는 전통 예술성악곡이다. 이 중 여창 가곡의 첫 곡으로 주로 불리는 ‘이수대엽’은 가곡 중에서도 가장 느린 곡으로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 구십삼춘(九十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작자미상)라는 노랫말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녹음방초는 힘들게 봄날을 보낸 자신의 시름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2. 살풀이

출연 : 한국전통춤회

이금주 윤영옥 김영희 주연희 김연정 권효진 김미자 안효정 신 영 모영진 유주희

한성준은 조선 말기 널리 추어지던 입춤⦁즉흥무 등을 정리하고 체계화하여 '살풀이' 라는 명칭을 붙여 손녀 한영숙에게 수건을 들고 즉흥무 형식으로 추게 하였다.

 

살풀이는 ‘살을 맞는다’는 수동적 의미와 그 ‘맞은 살을 적극적으로 풀고 나간다’는 능동적 의미의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 속성 또한 '한'과 '흥', 두 가지 측면이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그 맥을 온전히 이은 오늘의 춤은 우리춤의 특징인 즉흥성과 춤추는 이의 개성을 가장 많이 살려낼 수 있으며 춤이며, 승무와 더불어 우리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춤이다.

 

 

3. 태평춤 本

출연 : 한국전통춤회

주연희 김연정 권효진

태평무는 경기도당굿에서 춤의 정수를 모아 체계화시킨 독립된 춤으로 조선조 말 한성준에 의해 정립되었다. 굿의 원형적 장단과 확고한 기본춤의 토대와 함께 현란하게 펼쳐지는 춤기법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도의 기량이 요구되는 춤이다. 한성준의 태평춤은 현재 전승되는 태평무와 춤구성 자체가 다르다. 이애주는 1970년대부터 한영숙에게 그 맥을 전수받아 1983년 ‘한영숙류 이애주춤’(공간사랑)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성준에서 한영숙으로 이어진 춤을 유일하게 물려받은 이애주가 본격적 연구를 거쳐 태평춤으로 명명하여 추었다.

오늘 무대에 올리는 춤은 선생의 태평춤 중 초기 원형적 동작에 기초하여 재구성하였다.

 

4. 승무

출연 : 한국전통춤회

윤영옥 주연희 김연정 권효진 김미자 안지현 이숙자

 

승무는 그 정신과 구성으로 볼 때 우리 민족 대대로 살아온 삶의 몸짓으로부터 그 골격이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장구한 역사 위에서 생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승무는 전통춤의 핵심을 아우르는 춤의 기본인 동시에 모든 춤사위가 융합되어 있는 우리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승'이란 의미상으로 소승(小乘)을 넘어선 대승(大乘)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 자신을 포함한 '온 중생' 우리 모두를 뜻한다. 승무는 오랜 세월 동안 '승'의 의미를 담은 여러 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우러지고 합쳐져, 조선말에 독립된 민속춤으로 완전하게 정립되었다. 당시 민간에서 추어지던 승무를 더욱 체계화하여 춤의 대표격이 되도록 집대성한 이가 바로 한성준이다. 이러한 승무가 정립되어 온 역사적 과정 위에 명무 한영숙의 춤이 지금의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로서 ‘승무’를 존재하게 한 것이다. 한성준, 한영숙으로 이어진 승무를 이어받은 이애주는 승무의 움직임 원리와 철학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내어 후학들에게 전수했다.

 

 

5. 제(祭)

안무 : 노정식 (Roh Dance Project 대표, 용인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무용과 조교수)

출연 : 경기도무용단

 

인생을 살다보면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을 것만 같은 난제(難題)에 맞닥뜨린다. 철학이나 종교에 대한 독실한 믿음이 없을지라도, 이때만큼은 초인적인 누군가에게 기도하고 의지하며 헤쳐 나가고자 한다.

 

매일 정갈하게 기도를 드리러 가는 마음이나, 무속인의 깊은 신념이 담긴 간결하지만 강한 제의식 등 결국 우리 내면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정성을 다해 한발 한발 내딛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성의 마음과 행위가 반복되고 쌓여 결국 성취하게 되는 힘.

 

이 작품에서는 이러한 한국적인 제 의식과 기도하는 모습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였다.

 

 

■ 프로필

이애주

故이애주 선생은 어려서 국립국악원의 김보남으로부터 춤을 익혔다. 서울대학교 진학 후 ‘국가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초대 보유자인 벽사(碧史) 한영숙(1920~1989)의 제자로 수련했으며, 1996년에 스승을 이어 2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로써 전통춤의 뿌리이자 원류 한성준 선생(1874~1941)과 손녀 한영숙으로 이어지던 전통춤(승무, 살풀이춤, 태평춤, 태평무)의 맥을 계승하는 한국무용사의 큰 흐름이 되었다. 몸으로 익힌 전통춤을 학술적으로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선생 자신이 한성준-한영숙으로 이어받은 전통춤의 본질과 정신을 역사적으로 조명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1980년대 <불꽃춤>, <해방춤> 등 현실을 반영하는 춤을 기획, 공연하여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1984년 춤패 ‘신’을 결성하여 <나눔굿>, <도라지꽃>을 발표하는 한편 ‘현실과 발언’ 등 민족미술 그림패, 민족음악인, 민중연극인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예술이 사회에 참여하는 모범적 사례를 만들었다. 1987년 6월 항쟁 한복판에서 <썽풀이춤>, <바람맞이춤>을 선보이며 온몸을 부딪치는 시대 춤을 추었고 이후, 제주 4.3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몸짓을 꾸준하게 펼쳤다.

 

전통춤과 창작춤 뿐만 아니라 몸 움직임의 근원과 춤의 본질을 화두 삼아 오랜 시간 연구하여 자연춤·한밝춤·생명춤 등으로 우리 춤의 본성을 정리하였고 이를 통해 한국 춤의 역사적·학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우리 춤의 근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특히 고구려 춤의 원류와 상징체계를 탐구하여, 가무악의 뿌리인 오행소리춤-영가무도(詠歌舞蹈)를 연구, 복원, 재현하는 등 예술적,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 낸 전방위 춤꾼이었다.

 

한국전통춤회를 조직해 우리춤의 건강한 보급과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서울대학교 교수,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2021년 이애주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같은 해 5월 10일 타계했다.

 

 

한국전통춤회

故이애주 명인의 한국전통춤회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수련과 올바른 전수를 목적으로 결성된 우리 춤 중심 단체다. 1991년 7월 승무 강습회를 시작으로 『이애주춤 이야기 한판』(서울대학교 문화관), 『영상과 춤을 통한 승무이야기』(호암아트홀) 등 우리 춤 특강과 전통춤회 정기 및 비정기 발표를 5백여 회 이상 개최하여 왔으며 매년 국 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비롯해 <승무>, <살풀이>, <태평무>, <태평춤> 등의 전수와 공연을 통해 우리 춤을 널리 알리는 국내외 활동을 해왔다.

 

2021년 이애주 선생님을 여의고, 선생님의 춤과 정신을 올곧게 이어가고자 제자들이 한 마음으로 한국전통춤회를 새롭게 정비하였다. 우리 춤의 본질파악과 전통춤의 올바른 전수, 춤을 통한 몸과 마음의 수련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통춤회는 열린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춤의 멋과 덕을 나누고자 하며 전통춤을 통한 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