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희 안성시의원 “안성은 K-반도체 벨트 편입 가능한가”

초호황 반도체산업, 인근 도시 성장에 따른 안성 소외 우려
SK와의 추가협상으로 반도체 산업 편승의 결정적 기회 만들어야
민자고속도로 또한 IC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지역에 도움될 것

 

[와이뉴스] 안성시의회 황윤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3일,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으로 인한 경기남부권 도시들의 가속적인 팽창에 비해, 반도체 산업구조에 편승하려는 안성시의 대응이 미흡하다며, 안성이 소외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황윤희 의원은 안성시의회 제235회 정례회 자유발언 시간을 통해 이 같이 발언했다.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넘어 초호황이 예측되고 화성, 평택, 용인의 폭발적 성장이 가속화하는 마당에 안성시의 수동적인 대응을 지적한 것으로, 황 의원은 “126조 원이 투자되는 용인 SK 일반산업단지는 안성시와 겨우 2.5㎞ 이격돼 있는데, 안성시는 2021년 SK 상생협약 상의 내용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황 의원은 벤더기업이나 소부장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산단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통해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는 용인시의 사례를 들며, 이에 비해 안성시는 가시적 성과가 없다고 꼬집었다. 즉 “SK건설이 짓겠다던 양성 방축리 산단은 추진이 중단됐고, 동신산단은 규모를 축소했다. 북안성스마트밸리도 행정절차가 늦어지고 있어, 당장 3~4년 안에 안성에 반도체 관련 기업이 들어오려 해도 마땅한 장소가 없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해 실현이 가시화된 화성-안성 간 고속도로에 대해서도 환기했다. 고속으로의 관통이 목적인 고속도로가 원래 SK상생협약 상 건설하려던 북부도로를 대체하는 것이 잘된 일인지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도로를 따라 훨씬 더 많은 땅이 개발에 노출될 수 있는 지방도가 지역발전에는 더 많은 기여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민자고속도로 가는 것이라면 “안성 관내에 최대한 많은 IC를 만들어 안성 관통이 아닌, IC를 통해 안성이 산업의 일부라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용인과의 인접한 안성 북부의 인프라를 지적하기도 했다. 용인 SK 일반산단과 연결되는 57번 국도, 세종포천 고속도로의 고삼나들목을 나왔을 때의 안성의 도로를 예로 들며, 과연 이런 열악한 인프라를 통해 반도체 벨트 편입이 가능한지 물었다.

 

황 의원은 “안성시가 SK하이닉스, 경기도와 추가협상에 나서 반도체 산업 편입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고 자유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약속했던 산단도, 북부도로도 제대로 되지 않고, LNG발전소 건설 등의 새로운 이슈가 있어 추가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안성시가 저렴한 지가라는 강점을 살리고, 도로와 산업단지 등 기본인프라를 갖추고 주택지구 지정 등의 계획을 세워놓아야 기피시설만이 입주하는 사태를 막고 인근 도시와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황윤희 의원은 삼성반도체 국가산단의 입지와 LNG발전소 건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원래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물도, 전기도 없는 용인에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16.5%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한 국가산단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1년 9개월만에 졸속적으로 결정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며, 이는 현 정부의 에너지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에서 소비) 원칙, 지방 RE100산단 구축의 정책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7년 준공 목표로 진행되는 SK반도체 일반산업단지와 달리 삼성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빨라도 내년 2026 말이나 착공이 가능해 지금이라도 방향전환이 가능하다”면서 “끝까지 국가산단 입지 재검토와 향후 좌초자산이 될 LNG발전소 건립 중단을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황윤희 의원 자유발언 전문이다.

 

세계 최대의 K-반도체 벨트에 안성은 속합니까

 

안녕하십니까. 황윤희 의원입니다. 오늘의 자유발언은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원고지 25장 분량입니다. 길더라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선 10월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송전선로와 LNG발전소 건립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안성시 범시민대책위는 물론, 환경단체와 송전망이 지나갈 예정인 지역의 대책위원회 등 전국 50여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전기도, 물도 없는 용인에 우리나라 최대전력수요의 16.5%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국가산단 건설은 졸속임을 비판하고, 이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송전선로는 멀리 해남과 고흥에서부터 호남과 충청을 거쳐 안성을 지나 용인으로 향합니다. 1,153㎞에 걸쳐 345㎸ 초고압 송전망이 건설될 예정인데, 3조 7천억 원이 소요됩니다. 예비타당성조사도 면제받은 이 사업은 현재 입지선정위원회 가동 중입니다. 입지선정위원회의 심의기한은 1년 이내이며, 연장은 6개월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주민반대로 입지선정위나 공청회나 파행이 되더라도 송전선로 건립 과정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울러 전력망특별법을 통해 피해지역 주민에게 보상금에 더해 추가가산금을 줄 수 있게 했습니다. 더 많은 보상금, 돈으로 주민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돈과 힘으로 무장한 부대가 거칠 것 없이 밀어붙이는 형국입니다. 유감스럽습니다. 주민 의견수렴이라는 민주적 절차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요식행위로 전락하는 모양새입니다. 퇴행입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틀린 답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물도, 전기도 부족한 용인이 아니라 장거리 송전이 필요 없는 지역, 전체 인구의 반 가까이가 사는 수도권이 아닌 곳으로 이전하라는 주장입니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LNG발전소 말고 다른 것으로 전기를 공급하라는 것입니다. 이미 법적 소송에 나선 환경단체는 물론, 많은 전문가도 같은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송전선로와 LNG발전소에 대한 반대를 두고 그렇게 반대하면 안성은 아무것도 유치하지 못하고 그저 ‘깡시골’로 남아있어야겠다고 푸념하는 분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런 발상은 식민사관과 비슷합니다. 대충 굴종하는 것으로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자는 생각은 우리를 지금보다 더더욱 주변부에 남아있게 합니다. 잘못된 것에 대한 지적도 크게, 제대로 해야, 이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용인에 국가산단을 짓겠다고 한 것은 2023년 3월, 윤석열 정권이었습니다. 또 최소한 4년 이상 소요되는 국가산단 계획을 불과 1년 9개월만에, 그것도 내란의 와중인 지난해 2024년 12월 26일 최종승인했습니다. 졸속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전기와 물공급 문제는 쉬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확고히 강화시켜 양극화와 출산율 저하 등의 문제를 더욱 고착화할 것입니다. 아울러 LNG발전소는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처사로 향후 삼성과 SK의 수출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현 정부의 에너지 지산시소 원칙에도, 지방 RE100(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하는 국제 캠페인) 특별산단 조성 정책과도 배치됩니다.

 

현재 SK반도체 일반산업단지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부지조성 공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삼성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토지보상 조사단계에 있을 뿐입니다. 빨라도 내년 말이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방향전환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국가산단 입지 재검토와 향후 좌초자산이 될 LNG발전소 건립 중단을 정부에 요청해야 합니다.

 

아울러 오늘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화성과 평택, 용인을 이으며 K-반도체 밸트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국가산단 실현 여부를 떠나 경기남부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수도권 팽창의 여파가 맞물려 화성과 평택이 들끓고, 이제 우리의 머리맡 용인까지 바짝 내려와 있습니다. 126조 원이 투입될 예정인 SK하이닉스 산단, 이곳과 안성시의 이격거리는 겨우 2.5㎞ 수준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이런 시점에서 우리 안성시의 대비, 대응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벨트에 접해 있는 안성시는 어떻게 할 작정입니까. 반도체 벨트에 속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이에 따른 미래 청사진을 그려놓고 계획을 하고 실현을 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당장 안성시는 2021년 SK상생협약을 통해 산업단지 확보를 약속받았지만,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의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SK건설이 짓겠다던 양성 방축리 산단은 추진이 중단됐으며, 동신산단은 규모를 축소했습니다. 북안성스마트밸리도 행정절차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3~4년 안에 안성에 반도체 관련 밴더기업이나 소부장 기업이 들어오려 해도 마땅한 장소가 없는 지경입니다.

 

반면 용인시는 SK하이닉스 일반산단과 삼성 국가산단을 연계해 거대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역 내 산업단지 공급과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유치를 위해 열심입니다. 행정 인허가 간소화를 위해 TF팀을 만들고, 기업 맞춤형 지원 시스템으로 행정력 지원에 화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다수 기업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반도체 관련 많은 벤더기업과 소부장 업체들이 이미 옮겨가거나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행정이 추진하자 시장이 반응하는 모양새입니다.

 

또 ‘화성-안성간 고속도로’도 생각해봅시다.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안성시는 이에 대해 지역의 균형발전과 기업투자 유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평했습니다. 이로써 SK 상생협약상 건설을 약속했던 북부도로, 지방도 306호선 건설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잘된 일일까요. 고속도로는 A지점에서 B지점까지 고속 관통이 기본 목적입니다. 안성을 경유가 아니라 관통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고속도로보다는 도로를 따라 출입이 자유로워 훨씬 더 많은 땅이 개발에 노출될 수 있는 지방도가 지역발전에는 더 많은 기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민자고속도로 건설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면, 꼭 안성 관내에 나들목, IC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산업이 안성을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안성에 잔뿌리를 구석구석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나들목이 필요합니다. 정치력이 요구되는 지점입니다.

 

또 생각해봅시다. 용인 SK하이닉스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보개면과 고삼면을 지나 원삼농협으로 달린 적이 있습니다. 낡고 좁은 그 길, 57번 국도를 한 번 떠올려주십시오. 그 길을 따라 반도체산업 팽창의 여파가 흘러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세종포천 고속도로의 고삼나들목도 떠올려주십시오. 전국 최대 규모 휴게소는 건설되는데, 고삼나들목을 나와 안성땅을 만나면 무엇이 있습니까. 시골길과 논밭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개발론자가 아닙니다. 개발하자는 게 아니라, 지금은 소외를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근 도시의 무지막지한 팽창에 안성이 형편없이 쪼그라들까 염려스러워 드리는 발언입니다. 용인시 109만, 화성 99만, 평택 60만 인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구의 차이는 모든 것의 차이를 불러옵니다. 우리가 기본을 갖추고 버티지 못하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기피시설이 안성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의료폐기물소각장, 화장장 등 기피시설을 막다가 지역이 피폐해질 것입니다. 최소한의 도로와 산업단지 등의 기본인프라를 갖춰놓아야, 또 주택지구 등의 지정을 통해 계획을 세워놓아야 인근 지역의 성장에 치이는 것이 아니라, 버티고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도 지역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시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계셨습니다. 우리 안성만 더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그분들의 불안을 이해해야 합니다. 아울러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방향을 가리켜 보여야 합니다. 정치가 할 일은 시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보여드리는 것이고 행정은 그것을 실현하도록 유능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우선은 안성시가 SK하이닉스, 경기도와 추가협상에 나서길 희망합니다. 북부도로도, 산업단지도 협약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LNG발전소 건설까지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환경은 충분하고 게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기상 여건도 좋습니다. 추가협상을 통해 동력을 얻어 반도체 벨트 진입의 주요한 길을 열기를 희망합니다. 용인의 지가와 안성의 지가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저렴한 지가에 기본적인 교통망과 인프라가 받쳐주고, 행정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준다면 길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발언에는 현 행정적 상황과 다소 차이 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의 목소리라 생각해주시고, 시민의 불안을 불식시켜주시길 희망합니다. 지금 안성시가 어떻게 하느냐가, 안성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다 같이 골똘히 집중해 대안을 마련하기를 희망합니다.

 

긴 말씀 경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