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이영주
[와이뉴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앞선 11월 1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통지표는 오는 5일 오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출력할 수 있다.
이른바 수능은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 측정으로 선발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는 출제로 고등학교 학교 교육의 정상화 기여,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으로 공정성과 객관성 높은 대입 전형자료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고 평가원은 밝힌다.
2026학년도 대입 수능의 상세 일정은 11월 13일 시험에 이어 13-17일에 걸쳐 5일간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25일 정답확정, 11월 14일부터 12월 5일까지 22일간 채점, 성적 통지 12월 5일로 진행된다.
이번 수능은 이른바 ‘불수능’으로 사회탐구 영역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국어 영어 수학 모두 불수능이라는 평과 불수능까지는 아니지만 2024년도에 이어 변별력 높은 문제들로 풀기 까다로웠을 거라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나 이번 수험에서 시험 필기구인 컴퓨터용 사인펜 번짐 문제가 시험 당일부터 제기되어 오고 있다. 수험장에서 대체로 일괄 지급되는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OMR 카드에 마킹하는 과정에서 잉크가 번지거나 불량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펜 불량으로 답안지와 사인펜 교체가 늦어져 답을 다 옮겨 적지 못한 채 제출했다는 일도 전해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질문과 답변란에는 이와 관련해 “올해 컴싸(컴퓨터용 사인펜) 잉크 새는 현상 심했다”, “마킹 중 컴퓨터 사인펜이 다 새버리는 바람에 답안지에 잉크가 더 번졌다. 당황하는 바람에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쳐 버렸다”, “사회탐구 제1 선택시험 마치고 제2 선택시험 풀다가 마킹을 위해 평가원에서 나눠준 컴퓨터 사인펜 뚜껑을 열었더니 순간 잉크가 후두둑 튀어나와 책상, 시험지, OMR 카드에 튀었다”, “배부된 사인펜으로 마킹 하던 도중 다량으로 액이 분출되어 순식간에 옆 번호까지 침범했다”,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인해 각각 2-3회 답지 및 사인펜을 교체했다” 등 듣기만 해도 식은땀이 나는 상황들이 게재돼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의하면 시험 당일 김포, 시흥, 용인, 고양 지역에서 불편을 제기했다고 전해진다. 답안지 작성에 배부받은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시험 필수품인 필기구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했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 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한국교육평가원에도 알렸으며 평가원 측은 학생 피해 방지를 위해 조치할 예정이라고는 하나, 이미 시험장에서 당황하며 문제를 풀고 답을 체크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에게는 크게 위안이나 안심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대개 20년간 공부한 내용을 일 년에 단 한 번, 하루에 온전히 쏟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배부한 필기구의 성능을 믿고 규정에 따라 마킹을 했을 텐데 그런 학생들에게 사인펜 번짐 사안은 커다란 실수를 한 것이라고 본다. 부디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주지 않으시길 바란다. 대다수 학생들은 실전 수능은 처음이고 많아야 일생에 3-4번 겪는 게 전부일 것이다. 잉크가 번져 손에 묻고 답안지에 튀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기란 웬만해선 어렵다. 또 교내 시험도 2점짜리 문제 하나만으로도 전교 석차나 내신도 갈릴 수 있을진대, 전국권 시험에서는 어떻겠는가. 이를 학생들도 모를 리 없다.
학생들은 이번 시험으로 그야말로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입장에 처해질 수도 있고, 학생 본인뿐 아니라 그 학생에게 기대를 걸었던 학부모와 가족들에게까지도 이번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인지하다시피, 한국은 고래(古來)로 학력사회다. 단 한 번의 시험 결과와 대학 간판이 그 사람 일생의 능력과 노력을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회다.
만약, 상황을 바꿔, 공무원 시험(수험 대상이 성인인)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흔히들 한국의 미성년 학생들이 사고도 많이 치고 문제도 빈번히 일으킨다고들 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경우는 대체로 극소수이고 여전히 우리 학생들은 착하고 성실하고 똑똑하게 자신의 미래를 그려 나간다. 그러한 심성 고운 학생들이기에 이번 일이 그저 조용히(물론 이 과정에 교육 당국의 후처리-예를 들면 감독관 감시 하에 마킹을 다시 하게 해준다는가 하는-가 있었겠지만) 넘어가는 모양새이긴 하나, 한 현 고등학생의 지적처럼 “(교육 당국은) 정신 차리고” 내년에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에 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전장에 보내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무기(컴퓨터용 사인펜)은 제대로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