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듣쓰] [70] 명언편_"세상은 폭군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 살아라!"

 

[와이뉴스] 볼테르의 「모하메드」에서 팔미라가 모하메드에게 하는 마지막 말이라고 한다˚.

 

종교적 광신주의와 권력에 대한 야망을 비판한 희곡에서 모하메드의 칼에 맞아 죽어가는 순간에 팔미라는 모하메드에게 진정한 신앙의 힘과 자비, 관용을 베풀라는 말을 전하면서, 자신의 죽음이 모하메드의 복수심을 부추기지 않고 이성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배경이야 어찌 되었든, 위의 문구가 풍기는 인상은 강렬하다. 일면, 가진 자와 강자만의 세상에서 힘없는 약자는 버티기 버겁다 할 것이다.

 

목적론적 운동 키네시스(kinesis 목적에 달성할 때까지는 미완성 상태)가 아닌, 과정 자체의 충실성을 뜻하는 에네르게이아(energeia 자체로 완성된 완전한 활동)에 집중한다 하여도 한 번 무너져 버린 의지를 다시 부여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회자되는 설에 의하자면, 인류의 역사는 살아 남은 강자들에 의하여 연결되어 왔고 따라서 이 같은 풍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할수록,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결국엔 살아내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삶(生, life)이라는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는 길이며, 자신에게 재기(再起)할 몇 번의 기회를 더 주는 것이요, 또한 진정으로 본인을 아끼는 방식 가운데 하나라 할 것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홍성광 옮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을유문화사, 2024, 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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