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허원구 안양시의원 5분 자유발언 “맹자를 말하기 전에, 안양시 행정을 먼저 돌아보자”

제304회 안양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250715)

 

[와이뉴스] 존경하는 의장님,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56만 안양시민 여러분

비산1·2·3동과 부흥동을 지역구로 둔 시의원 허원구입니다.

 

오늘 저는 “불위야 비불능야(不爲也 非不能也)”,

즉 “하지 않은 것이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맹자의 말씀을 바탕으로 지도자의 철학과 행정 실천 간의 괴리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며칠 전, 최대호 시장님께서는 기자간담회에서 도올 김용옥 교수와의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이 말을 빌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판하셨습니다.

 

“능력이 없어서 못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하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전직 국가 지도자의 책임 방기를 지적하였습니다.

 

그 보도기사를 보고 오히려 현재 안양시 행정이야말로 이 말이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하였습니다.

 

시장님께서는 구단주로서 특정 경기의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시며,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판정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시민의 구단 FC안양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1,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감정적인 대응으로 인해 구단은 징계를 받고, 선수와 팬, 시민 모두가 불이익을 겪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구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공직자는 개인의 감정보다 시민 전체를 생각하는 균형 잡힌 판단이 먼저여야 합니다.

 

시장님의 이번 대응은 ‘구단주로서의 열정’은 있었지만,‘시장으로서의 책임감’은 부족했던 행정이 감정에 앞선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맹자의 말처럼 “하지 않은 것이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정작 본인의 행동을 돌아볼 때, 이 말은 남이 아니라 시장님 자신에게 더욱 적용되는 것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은 비산동 노인복지관 개관 지연 문제입니다.

건물은 이미 준공되었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기준에 미달되어 BF(Barrier-Free) 인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안양시는 2024년 7월까지 개관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무려 네 차례나 개관을 연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정확한 개관일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기다리다 지치셨고, 시민들은 “도대체 언제 개관이 되냐”는 물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애초에 초기 설계 단계에서장애인 화장실 구조, 경사로 각도, 핸드레일 설치 위치 등 기본적인 사항만 점검했어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행정적 실책입니다.

 

이것은 몰라서 못한 일이 아닙니다.

컨트럴타워 부재로 인하여 챙기지 않아서 안 한 일, 즉 “불위야 비불능야” 그 자체입니다.

 

이외에도 예산 누락, 민간위탁기관의 부실한 관리, 시민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사업 추진 등 오늘의 안양시정에는 ‘능력 부족’보다 ‘의지 부족’,즉 ‘못해서’가 아니라 ‘안 해서’ 생긴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의 리더십을 철학적으로 비판한다는 것은 과연 시민들께 어떤 울림을 줄 수 있겠습니까.

 

안양시민은 지금 최대호시장께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정치적 말보다 행정의 결과로 보여주십시오.”

“남 탓보다 자신의 책임부터 다해주십시오.”

“공연한 말보다 조용한 실천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시장님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맹자의 말씀을 인용하셨다면, 그 말씀이 지금 안양시 행정에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셔야 할 때입니다.

정치는 보여주는 무대가 아닙니다. 그 무게를 감당하는 자리입니다.

행정은 그럴듯한 구호가 아닙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안양시민이 바라는 시장은 말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제대로 챙기고, 끝까지 책임지는 참다운 리더를 원합니다.

 

이상으로 「맹자를 인용하기 전에, 안양시 행정을 먼저 돌아보십시오」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