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0 시나위 메타 퍼포먼스 연출&제작진

참여자 : 원일 예술감독, 적극 연출, 송호준 작가(미디어아티스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올 해 명칭을 바꾸고 더욱 능동적이고 자유가 중시되는 시나위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고 있으며 11월 ‘메타 퍼포먼스 ’미래극장‘을 통해 공연, 미디어, 게임, 쌍방향 소통까지 겸해진 새로운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공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예술감독(이하 원), 연출(이하 적), 미디어 작가(이하 송)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처음 작품을 계획했던 당시와 진행에 임박한 지금 바뀐 것이 있나.

원: 많이 바뀌지는 않았고 ‘미래 극장’이란 제목을 쓰는 것에 여러 의견이 있었음에도 연출자 적극씨가 오히려 설득했고 그것에 설득당했다.

 

송: 코로나라는 것이 기회가 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지만 시도해볼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대면/비대면에서 공연예술은 큰 충격을 받는데 그에 따른 개인적인 두려움이 있었고 그래서 시나위 같은 곳에서 극장을 다루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다. 기술에 대한 열등감이 없는 분들한테 적절하다고 생각했고, 전체적인 기획을 하고 기술과 테크놀로지에 겁먹지 않는 작가들을 떠올려서 협업을 진행했다.

 

 

Q2. ‘메타 퍼포먼스’라고 명명을 했는데,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적: 미래극장은 제가 지었는데 메타퍼포먼스는 원일감독이 제안했다. 연출 입장에서 두 종류의 관객들끼리의 상관관계가 중요한데 메타 메시지라는 것이 있다. 상대를 확인하는 메시지보다는 내 말을 누군가 듣 고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메타퍼포먼스에도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두 종류의 퍼포머들끼리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 퍼포먼스가 적합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원: 미래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미래 사회를 전망할 때 조직화나 대규모화보다 소규모 및 개인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점대점, 개인과 개인 그리고 공동체가 생길 것이다.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옛날 극장을 바라보고 그 옛날 극장을 파괴하는 류의 공연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통해 공연과 예술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이 메타퍼포먼스다.

 

 

Q3. 추상적인 느낌인데 어떻게 공연을 즐길 수 있나.

원: 이 공연은 해보지 않았던 형태이고 모르는 점이 존재한다. 미지의 경험을 하는 공연이 될 수밖에 없다. 나와 다른 연출가들 다들 각자의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건 직접 해보지 않고는 결론을 내릴 수 없고 그런 시도 자체로 관객도 재밌고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재밌다. 기승전결이 나눠진 공연이 아닐 것이다.

 

 

Q4. 공연을 어떤 식으로 예상해 볼 수 있을지

송: 실제로 현장에 경험할 수 있는 5명의 현장관객이 있다. 현장에 와있는 관객인 것이다. 나머지는 온라인 관객이고 채팅으로 참여한다. 관객이 두 종류다. 현장은 돈을 내고 각각 시나위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직접 참여를 하기도 한다. 5명의 체험형 관객이 입장을 하고 같이 따라다니는 갤러리 관객 20명이 있다. 25명의 관객이 돌아다닌다. 5명은 카메라를 지니고 돌아다니는데 그게 관객의 시각이 된다. 그 전의 공연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이것은 시선도 관객의 시선이고 12개의 선택점 및 분기가 존재한다. 공연 진행 동안 12번의 분기가 발생한다. 극장이 4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1극장 아니면 3극장, 이런 식으로 관객이 선택할 수 있다. 혹은 ‘무슨 노래를 들을래’라고 제시하고 결정하게 한다. 12개의 선택지점이 현장 관객과 온라인 관객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결국 12회차인 공연이 각각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는 1공연마다 4천96개(212)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질문을 10개를 늘리면 가짓수는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이 공연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어떤 식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거기에는 온라인 관객과 현장 관객과 공연 진행자들이 얽혀있는 상황이다.

 

현장관객 중 누구는 웨어러블이고 누구는 그냥 있다. 질문 상황 발생에 따라 극장도 바뀌고 퍼포먼스도 바뀌는데 그 선택은 온라인 관객들의 참여 플랫폼인 ‘트위치’에서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낯선 방식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런 형식의 게임이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예외가 발생하면서 공연도 그렇게 진행이 되고 진화가 되는 식이다.

 

원: 넷플릭스의 블랙미러 드라마에서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이 공연도 온라인 관객이 선택하는 것이다. ‘노래를 들을래, 춤을 볼래’와 같은 선택지 중에서 결정을 하는 것이다. 12번의 공연마다 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공연마다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 6개 팀으로 나눠서 각 팀이 두 번씩 공연하는 것으로 했다. 멤버가 다르고 악기구성도 달라서 균질하게 같지 않고 댄서도 모두 다르다. 질문에 의해서 갑자기 야외로 갈 수도 있고 다른 극장으로 갈 수도 있고 모두가 달라서 매번 다른 공간과 다른 순서를 체험하게 될 수 있다.

 

 

Q5.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져서 즉흥적인 성격이 강한데 예측되는 부분이 있는지

송: 5개의 연주팀은 팀별로 24번만 준비를 하면 된다. 조합이 4천96개라는 것이다. 준비된 것들이 팀에 따라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은 내용인데, 연주자가 다를 수 있고 극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한가지의 경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도 다르고 시간대도 다르기 때문이다.

원: 그런 점이 진짜 재밌을 것 같다. 그것이 미래극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연주자들은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지만 AI로 작곡가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닐지 모르는 것이다. 송 작가도 미래의 시나위라는 것이 인간의 즉흥성, 예측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송: 인공지능이란 것이 재밌는 게,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탈권위를 이룩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이 인공지능이다.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공지능이 말해주는데 인공지능은 평균적이고 트렌드를 말한다. 데이터와 학습을 통해서이다. 그럼 예술가와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창작을 해야 할 때, 우연하고 즉흥으로밖에 갈 수가 없는 거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낸다 한들 한계가 존재하는데 이번 공연은 관객을 수용해서 받아들이는 것이고 어디로 갈지 모르고 그 갈 수 없는 곳을 다가가 본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이 한 명의 연출이나 감독에 의해서 성사되는 것이 아니라, 틀만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그 결과 크레딧이 모두에게 있을 수 있고 관객이나 온라인 관객에게 있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다. 시나위가 추구하고자 하는 세상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원: 서양 음악은 악보를 통해서 재현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건 재현이 불가능하다. 악보가 있긴 하지만 어떤 연주자든지 이걸 멈출 수 있고 사인을 줄 수 있어서 이것이 시나위의 또 다른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누구든지 원하는 곳에서 시작해서 항상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 씨가 특별히 AI를 통해 단원연주를 녹음으로 딥러닝을 했다. 그것을 추출한 소리가 단원들의 소리와 어우러져서 무용수가 춤을 추기도 한다.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권병준씨가 헤드폰 기술로 GPS수신을 하면서 야외극장에서 헤드폰 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 소리가 바뀌는데 그건 AI가 내는 소리다. 야외에서는 편종을 놓고 연주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각자가 몰입할 수도 있고 전체를 찍어도 영화 같은 광경이 될 것이다. 그런 기술들이 곳곳에 있다. 객석이라는 것을 무대로 보고 게임방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있다.

 

송: 지금 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파도가 나온다거나 디스플레이를 보는 것인데, 그런 것은 2-30년 전부터 쭉 존재했고, 요즘 디자인 트렌드랑 맞아 떨어지지만 미디어 작업이라는 것은 그 기술이 왜 지금 쓰여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를 담아야 한다. 미래극장에서 하나는 인공지능, 다른 하나는 제가 담당한 게임과 방송이 쓰였다.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해 게임을 가져오고, 생방송을 가져왔다. 게임은 온라인 관객들이 채팅에 명령어를 넣을 수 있다. 현장에 있는 화면에서 의자가 생성되기도 한다. 채팅으로 하는 게임을 넣어서 온라인 관객이 의자라던지 셰익스피어라든지 오래된 극장의 요소를 만들어내면 현장관객의 5명 중 1명이 슈팅게임을 통해서 예전 극장 요소를 없애는 상황이 있기도 하다. 극장 살해라는 의미이다. 두 번째 극장의 경우에는 온라인 관객과 현장의 관객이 게임을 계속하는데, 죽고 총소리가 나면서 그 자체가 음악이 되면서 동시에 시나위 솔로들이 들어와서 소리를 덧댄다.

 

원: 슈팅을 하면서 그 상황에 게임 반주로 노이즈에 가까운 비음악적인 소리들이 나가고 라이브로 시나위 솔로가 나와서 그것을 보며 연주하는 방식일 것이다.

 

 

Q6. 24시간 연주가 놀라웠다. 그 전에 시도한 적이 있는지

원: 시나위오케스트라가 한 적은 없지만, 밤새 하는 공연은 시도가 있었다. 적극 연출이 연출자로서 아디어를 얘기했고 굉장히 큰 기록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용했다. 시간마다 공연의 에너지가 다른데 그것을 알아채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다. 미래 관객들은 불면의 공연을 보고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비싸더라도 대리 꿈을 체험할래, 이런 식이 가능한 미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동양의 십이지지에 배치돼있는 시간을 따를 수 있다. 그것은 시간대마다 다 에너지가 다르다. 그것이 공연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적: 지금까지는 효율이 중요했는데 온라인이 공연예술계로 다가온 이후로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대입해보니 24시간 접근이 너무 쉬운 것이다. 그럼 우리가 검토를 해본 적이 없던 부분, 그 부분을 한 번쯤은 검토해보는 단체가 필요하고 그것을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로비를 제2극장으로 하고 객석극장을 만들고, 야외극장을 4극장, 이런 식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이 종합적인 사계절과 같은 설정을 했다. 1, 2, 3극장은 온라인이 철저하게 오프를 움직이지만 야외에서는 선택만 하고 현장 관객이 하는 대로 따라가야 한다. 한쪽이 있으면 반드시 반대편이 있다는 것을 살렸다. 이전에는 관객이 보기만 했다면 이젠 걷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7. 현장참가자들은 지시를 어떻게 전달받나

송: 모니터가 볼 수 있는 위치에 다 있고 지시하는 음성도 있고 모든 공연자와 스태프들이 다 듣는다. 온라인 관객에게도 보이고 현장에서도 보이고 그 질문을 바라보게 된다. 현장스테프, 현장관객, 온라인 관객이 다 보고, 온라인 관객들이 대답을 하고 그 지시상황이 현장과 온라인에 전달되고 그걸 보고 나서야 모두가 움직이는 식이다.

 

원: 게임의 중계자 즉 해설자가 있고 판소리로 추임새를 넣어 재미를 준다. 게임방송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Q8. 공연 중 참여자의 선택지로는 무엇이 있을지 예를 든다면

송: 재담꾼 아니면 소리꾼을 고르시오. 30초 카운트.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판소리가 부가적인 설명을 해주고, 채팅에 ‘!소리꾼’ 이런 식으로 타자를 치는 것이다. 소리꾼으로 투표가 결정 나면 “인제는 소리꾼이니 소리꾼이 소개하는 공연을 한번 들어보시오~” 하고 소리꾼, 재담꾼 둘 다 대기하다가 소리꾼이 진행하는 식이 된다.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