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그들의 아침에 영광 있으라

       - 편집국장 이영주

 

최근 들어 환경미화원의 주간 근무를 시행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수원시는 올해부터 출근 시간을 기존 새벽 3시에서 오전 6시로 늦췄고 인근 안양시도 이달부터 기존 오전 6시에서 오전 8시로 두 시간 늦췄다. 인천시 연수구도 기존 밤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밤을 새워 진행하던 폐기물 수거 작업 시간대를 앞선 2월부터 오전 4시부터 낮 12시로 변경했다고 전해졌다. 모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환경미화원은 작업 도중 차량이나 기기에 의한 사고에 많이 노출돼 있었으며 후진하던 청소 차량에 치여 사망하거나 청소차 적재함 덮개에 끼어 사망하는 등 안타까운 사고를 당해 왔다. 또 종량제 봉투 속 날카로운 물체에 베임, 수거를 위해 대형폐기물을 부수는 과정에서 파편에 맞거나 찔림,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한 오염 액체 감염, 중량물 수집 운반 중 근골격계 질환, 오염물질 노출에 따른 질병 발생 등 작업 현장에 늘 위험이 도사린다는 우려도 이어져 왔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2017년 최근 3년간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재해자는 총 1천822명으로 사망 18명 부상 1천804명이다. 또 주간작업으로 전환하기 전 이들의 작업시간대는 의왕시 새벽 2시부터 오전 10시, 정읍시 새벽 2시부터 오전 7시로 대체로 면을 취해야 하는 어두운 밤에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에 열거한 위험 상황 발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논문은 환경미화원 직무특성 현황분석 결과 해당 연구대상자의 연령분포는 50세 이상 60세 미만이 가장 많았으며 교육 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 다수였다고 밝히고 있다. 즉 이들의 대다수는 한 가정의 가장이고 가정을 책임지기 위한 성스러운 책임감으로 경제 활동에 나서지만, 정작 가족과 따뜻한 저녁 한 끼 먹기 힘든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는 자료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한 언론을 통해 “이분들께 저녁이 있는 삶을 되돌려 드리기 위해서”라고 주간 수거제 전환 까닭을 밝힌 바 있다.

 

모두가 잠든 캄캄한 새벽, 어둠보다 무거운 적막감과 외로움을 등에 지고 출근해 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그간 겪었을 새벽 근무에의 고초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음이라. 이제 서서히 여명을 보며 근무할 수 있게 된 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그들의 아침에 눈부신 영광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