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독과점화한 소매유통시장이 계란가격을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 화성시갑 송옥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국내 유통실태 자료를 인용해, 농산물 유통비용의 전체가중평균은 1998년 39.8%, 2003년 43.7%, 2013년 45%, 2023년 49.2%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중 출하단계 유통비용은 25년간 9.3%에서 9.5%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도매단계 유통비용은 9.7%에서 14.5%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매단계 유통비용은 20.8%에서 25.2%로 껑충 뛰었다.
농산물 유통비용 통계를 살펴보면 25년전이나 지금이나 소비자가격에서 생산자 출하단계 비용 비중은 별 차이가 없었다.
유통단계 축소와 온라인 직거래 확대에 따라 소비가 가격 인하 여지가 발생했음에도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이 일부 기업들에 의해 좌우되는 독과점 현상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장바구니 물가는 더 올랐다는 것이다.
전체 유통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매단계 유통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정부의 농축산물 물가대책은 유통단계 축소와 온라인 직거래 확대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지배력 강화에 몰두해 온 온오프라인 유통대기업들에 의한 시장왜곡 현상을 견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설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말 쿠팡은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그룹은 35.6조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서 롯데쇼핑 14조원, 네이버쇼핑 10.7조원, 카카오 7.9조원, 홈플러스 6.4조원 등에 이르기까지 일부 대기업들이 온오프라인 농산물 소매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설·추석 명절 차례상 평균 비용은 대형마트 33만454원으로 재래시장 26만1,934원보다 21%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명절 차례상 차림 비용은 재래시장보다 많게는 24%, 9만5,400원, 적게는 14%, 3만207원 더 들었다.
송옥주 의원은“1998년이후 농산물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해마다 급증했고, 2000년 이후 대형마트가 도매시장을 거치치 않고 산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크게 단축하는 일이 본격화했다”면서,“1990년대말 외환위기이후 산지유통비용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한데다 유통단계가 줄어 들었지만 소매유통비용이 증기하고, 농산물 값이 상승한 이유는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시장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농식품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와 할인판매를 지원했지만, 소비자와 생산자보다는 소매유통 기업의 이익을 늘리기 일쑤였다"며 "산지나 도매시장보다 소비자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도시 소비단계를 위주로 실질적인 농식품 유통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농산물의 80%이상이 유통되는 수도권 대도시 독과점 유통구조를 견제하고 온오프라인 직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물류와 판매 기반시설 확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산지 유통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수십년째 13%에 머물러 있는 농협의 소비지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