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폭력은 결국 자신을 죽이는 행위


   - 편집국장 이영주

최근 심심찮게 들려오는 폭력 사건 보도는 인간의 양면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요소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길고양이를 벽에 내리쳐 죽인 남성, 폐지 줍는 연약한 노파를 때려죽인 20대 청년, 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던 이의 밧줄을 자른 입주민 등.

기실 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표출된 행동보다 거칠고 불안한 정서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유소년기에 형성됐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이전이나 이후에 생성됐을 수도 있다. 윤리적 학습으로도 통제되지 못한 이러한 폭력성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생명에게 공포와 인간 혐오를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폭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정이나 직장 내에서의 폭행, 군대와 같은 폐쇄된 조직에서의 폭행 또한 잊히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대체로 자신보다 약자를 향한 이러한 폭력은 가해자의 분노 표출의 한 방면으로 이해된다.

조금 더 섬세하게 분석하자면 ‘폭력’은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이라는 사전적 의미 외에도 정서와 언어적 측면에 대입할 수도 있다.

그 예는 성폭력이나 학교 폭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성폭력의 범주에 강간과 강간미수를 포함하는 폭행과 더불어 추행과 희롱까지 포함되는 것에서 말이다.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다. 비단 물리적 힘의 행사뿐만 아니라 학생 간 일어나는 모욕 강요 따돌림 등도 학교 폭력에 해당하는 점에서 폭력의 범위가 기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넓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는 사람 사이에서도 동일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힘과 지위를 이용한 ‘상대적’으로 강한 언사와 행동에서 상황적 약자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물리적 공간 안에서 고스란히 공포를 경험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펼쳐지는 미세한 모든 균형의 파괴를 상대가 과연 모르리라 생각하는가.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행해져서는 안 되는 가혹 행위임이 틀림없다. 이것은 자신의 내부 경계를 넘어 외부로 표출돼 피해자를 내지만 그 이전에 먼저 모진 죽임을 당한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