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뉴스] 김도현 의원 5분 발언 전문
[제300회 임시회]
존경하는 55만 안양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촌, 평안, 귀인, 범계, 갈산동 지역 더불어민주당 김도현 의원입니다.
우선 오늘 제300회 임시회에서 올해 첫 번째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존경하는 박준모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5년도 주요업무보고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최대호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시민과 의회 사이에서 정론직필의 자세로 애써주시는 언론인 여러분께도 특별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특히 오늘 의회를 방문해 주신 안양시농아인협회 박순임 회장님과 회원 여러분, 안양시수어통역센터 현영옥 센터장님과 농사회 관계자 여러분께도 환영의 인사드립니다.
[시작]
이틀 전 2월 3일은 ‘한국수어의 날’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에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한국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하나의 언어체계임을 밝히고 있으며, 농인들의 권리를 신장하고,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매년 2월 3일을 ‘한국수어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한국수어의 날을 맞은 이틀 전 2월 3일 오전, 안양시농아인협회는 의회 앞에서 하나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농인들의 평등한 알권리 충족과 차별 없는 시정 참여를 위해 본회의 시정질문에 2명의 수어통역사를 배치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지금 방청석 기준 오른쪽을 보시면 알 수 있는 것처럼 현재 안양시의회는 본회의에서 1인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발언들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내용과 낯선 단어들로 채워져 있어 수어통역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지속적 개선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발화자가 2명 이상으로 진행되는 시정질문은 1명의 수어통역사가 통역하는 것에 물리적 한계가 있고, 농인 입장에서도 발화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어 내용을 즉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에 안양시수어통역센터에서는 2023년부터 수어통역 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습니다. 본 의원 역시, 2023년 12월과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시정질문에 2명의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수 있는지 질의한 바 있고, 그때마다 의회사무국은 방송 송출에 기술적 어려움이 없고, 예산의 유연한 집행을 통해 충분히 도입이 가능하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수화언어법」은 농인은 한국수어 사용을 이유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 한국수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인들이 공공기관, 공공시설 등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차별 없이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음을 보장하는 중요한 법적 근거입니다.
또한 지난 2022년 전부개정된 「안양시 청각․언어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및 한국수화언어 활성화 지원 조례」는 농인의 언어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농인들의 공공시설 편의 증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례가 규정한 공공시설에는 안양시, 시가 출자․출연한 기관은 물론, 안양시의회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례를 제정한 의회가 농인의 실체적 삶을 직시하고, 법과 조례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어통역사 복수 배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술의 문제도 아닙니다. 비장애인 또는 다른 형태의 장애를 겪고 계신 분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도 아닙니다. 국회를 비롯한 다른 기초광역의회에서 도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알권리를 보장하는 일이자, 차별받고 소외되는 시민이 없는 스마트도시 안양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지난해 12월, 때 아닌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그날 대통령의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에는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비상계엄 자체도 황당한 일이었지만, 수어통역도 재난문자도 없었던 그 시각, 농인들은 고립된 채 혼란과 불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던 농인들은 이러한 정보의 부재, 정보 제공의 사각지대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농인들은 교육, 복지, 일자리 등 사회 전반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수어라는 언어를 통한 정보 제공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농인들의 인권,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의회사무국에 요청 드립니다. 이제는 의회가 화답할 차례입니다.
첫째, 농인들의 평등한 알권리 충족과 차별 없는 시정 참여를 위해 본회의 시정질문에 2명의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둘째, 농인들의 인권 증진과 수어통역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관련 조례의 정비, 제도 개선에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55만 안양시민 여러분,
유능한 공감으로 희망으로 가득한 통합과 번영의 2025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