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극 연출가 한승훈

프로젝트 업라이트 <못찾겠다 꾀꼬리> 인권연극제

연극 연출가 한승훈 씨(서울예대 재학)가 연극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4년 경기도 용인 흥덕고등학교 재학시절이었다. 당시 연극 강사로 있던 진준엽 씨에게 형제복지원 관련 소재를 듣게 됐다. 진준엽 씨는 흥덕고 재직 시절 최초로 형제복지원 사건을 연극으로 제작해 수년간 공연해왔다. 진 씨는 공동집행위원장과 학생들의 공이 컸다고 말한다. 현재 ‘씨앙’이라는 예명으로 연극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씨는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하고 있다. 올해 형제복지원을 소재로 <못찾겠다 꾀꼬리>라는 희곡을 짓고 학우들을 모아 연극을 시작했다. 연극은 5년째 이어오고 있는 인권연극제의 일환으로 서울 성북마을극장 4층에서 공연된다.

승훈 씨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업라이트(upright) 단원들은 사비를 갹출해 수개월에 걸쳐 연극을 준비했다. 업라이트에는 기성 연극 연출 스태프와 승훈 씨와 같이 재학 중인 학생 배우 등이 포함돼 있다. 6일 오후 극장을 찾아 한승훈 씨를 만나봤다.


△ 연극 연출가 한승훈 씨가 6일 오후 서울 성북마을극장에서 공연 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용인 흥덕고 재학 시절 당시 연극 강사이자 최초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연극을 수년간 제작 공연한 진준엽 씨의 지도에 따라 연극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예대에 진학해 연극 연출을 전공하면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희곡 <못찾겠다 꾀꼬리>를 집필했고 직접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인권연극제 일환으로 펼쳐진다.


■ 서울예대 재학 중으로 알고 있다. 전공과 연극 <못찾겠다 꾀꼬리> 설명을 부탁드린다.
- 연극과 연출 전공 1학년이다. 내용은 올해 직접 쓴 것으로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났던 일, 그 이후에 지금까지 진행되는 방향을 한 편의 작품에 담고자 했다.
<못찾겠다 꾀꼬리> 제목을 지은 연유는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분들이 잃어버렸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놀이 가운데서 선정해봤다. 그 놀이 마지막에 술래가 “이제 집으로 가자”고 말을 하는데 형제복지원 사건이 완전한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생존자분들이 편안하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약한 힘이나마 사건이 잘 해결돼 즐거운 마음으로 ‘가정’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어보았다. 또 사회 정의 의미도 함축했다.

  △ 프로젝트 업라이트(Project upright) 배우 및 스태프들.

■ 학우들에게 연극을 하자고 직접 권유했는데 처음 학생들 반응은 어떠했나.
- 이 사건을 몰랐던 이들이 많았는데 이야기를 듣고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뜻깊은 행동에 동참하는 것에 흔쾌히 수락했다. 배우들은 모두 학생이며 스태프 가운데에는 기성 연극인도 계시다.


■ 연출을 맡으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무엇인가.
- 아무래도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 실례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인권단체나 연극을 다루는 곳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다. 시대가 묻어둔 사안들이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 연극을 만들기 위해 단원들의 사비를 걷어 제작비로 사용했다. 수익금을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고 더 이상의 수익이 만약 난다면 좋은 일에 쓰고 싶다.

■ 21살의 젊은 나이에 인권 연극 연출을 하면서 느낀 점은.
- 고교 연극부 활동하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다. 연극이 관객에게 주는 힐링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 유린 사건 같은 경우 상처를 많이 받으셨고 연극을 통해 어느 정도 치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형제복지원 사건은 특별법 통과나 피해생존자 배상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관련 의견과 생존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관심으로 기억 속에서 잊혔었는데 최근에 사회적으로 다행히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기쁘게 생각하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등 모든 것이 해결돼 가족들이 계시는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 위 질문 외에 시민들과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항은.
- 제반 사항이 다소 부족했을 수도 있는데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무척 감사하다.
형제복지원은 큰 사건이다. 저희 작품은 그중 일부를 다룬 것으로 관련 기사를 찾아보며 관심을 두신다면 더욱 살기 행복한 나라가 될 것 같다.

▷▷ 한승훈 연출가 및 프로젝트 업라이트 인터뷰 영상 바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cYLZKtg5P8&t=3s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