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쁜 정치 세력은 정치를 혐오하게 만든다”

송치용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82학번이었다. 아직은 엄혹했던 시대 학생운동의 본거지라 불리는 캠퍼스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노동자로 위장 취업을 했고 검거돼 실형을 살기도 했다. 정의와 민주화를 위해 뛰어온 이른바 학생운동의 전형을 보낸 20대였다. 수의사로 졸업 후 경제적 사유로 기업에서 일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에 뛰어들었다. 청년 송치용의 부활이었다.

탄저균, 사드, 촛불집회, 환경운동, 쌍용차 사태 등 시민에게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러다 몸이 축나 잠시 병원 신세를 졌을 때도 곧바로 툭툭 털고 일어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현 4기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및 3기 도당 부위원장, 2016년 평택시갑 국회의원 후보,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위원장,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송치용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을 앞선 24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당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송치용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앞선 24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당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정의당 경기도당 및 근황 소개
- 정의당은 자유 평등 연대 평화 생태를 기본 가치로 지향하며 행복한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과 강한 정당, 한국자본주의의 민주적 개혁과 대안의 경제체제, 생태 기반의 지속가능 사회, 시민의 보편적 권리로서 노동권의 확대, 누구나 존중받는 차별 없는 사회, 전 생애와 영역을 뒷받침하는 보편적 복지, 동아시아와 한반도 평화의 주도 등을 창당 목적으로 한다.

앞선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경기도의원에 입회에 도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 노회찬 전 대표 서거 후 수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동참해주시고 이곳 분향소를 찾아주셔서 큰 무리 없이 잘해왔다. 앞으로도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


■ 정의당은 2012년 10월 진보정의당으로 출범해 올해로 창당 6년째를 맞고 있다. 정의당은 시민과 함께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그간 정의당의 족적 및 대표적 활동
- 아시는 바와 같이 진보정당의 역사는 십수 년 됐다. 민주노동당, 그 이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화 등이 있었다. 국민참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으며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일부, 민주노동당 3당이 정치개혁을 꾀하고자 통합진보당으로 힘을 합쳐 활동해왔다. 고난의 시기를 거쳐 다시 통합진보당 잔류 세력을 남겨놓고 나머지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가 중심이 돼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은 국가 폭력에 강압적으로 해산됐고 그 일부 세력이 민중당으로 가 정당을 하고 있다. 진보정의당에서 정의당으로 개명하고 현재까지 이르렀다.

정의당의 특징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대중적인 진보정당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 진보정당이 조직노동자의 이익을 주로 대변하고 운동권적 시각에서 일을 해왔던 것에서 이제는 제1야당과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더욱 현대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정의당을 키워와 6년째 이르렀다. 지난시기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1~2%대까지 떨어져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진보정당의 의미가 미미했었는데 비정규직과 노회찬 전 대표가 언급했던 새벽 출근 버스를 타는 ‘얼굴 없는’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꾸준한 노력을 해왔고 지금에 이르렀다.

가장 큰 활동이라면 박근혜 정권의 탄핵과 퇴진을 초지일관으로 요구했다는 점이다. 당시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시민운동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국민에게 외면당할까 그런 말들을 두려워했으나 정의당은 일관된 자세로 촛불혁명 선봉에 섰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대표가 후보로 나가 토론회에서 정의당을 잘 알려줬다. 노동자 청년 여성 소수자 등 약자들을 대변하는 메시지로 감동과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어진 노력으로 지방선거에서도 소수자와 약자, 민주주의, 정의를 외치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아울러 경기도의회 입성해 현재 정의당 경기도의원은 두 명이다.
 

■ 현 4기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및 3기 도당 부위원장,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위원장,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의견은
- 진보정당에서 사람도 아직 살기 어려운데 동물까지 이야기하느냐 해서 주저하고 의심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인도 수상 간디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경외심이 사람끼리도 계급 없는 평등을 실현하는 데 크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미 입증되고 있다.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복지국가일수록 동물을 대하는 사회 태도가 높다. 정의당도 국민소득 증가만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끼리 평등하고 함께하는 세상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며 문화적으로도 성숙한 사회라고 방향을 잡고 있다.

단순히 빈부격차만 해소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 사는 세상을 더욱 윤택하고 지속할 수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생명권이 존중돼야 한다. 정의당은 동물복지위원회도 구성하고 심상정 대표 시절 예비내각에서 동물복지부 장관이라는 직책을 맡기도 했다.


■ 참 아픈 일이다. 노회찬 의원 서거 후 정치자금 개선 논의가 화두가 되고 있다. 관련 의견은
-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정치자금이 왜 필요한가 했을 때 모든 문제가 거대 양당 위주라 볼 수 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정당 국고보조금의 절반을 교섭단체끼리 나눠 갖는다. 나머지 50%를 국회 의석수에 따라 나눈다. 그 의석수도 선거제도에 따라 7%의 지지율이라면 20석을 얻어 교섭단체가 됐을 것인데 6석만 차지했다. 6/150만 받게 되는 셈이다.

정치자금법을 개선하자는 것은 이를 더 쉽게 걷으려는 의도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이 법안을 잘 지키는 사람한테는 불편하며 이것이 큰 도둑을 못 잡고 어설프게 적용돼 아슬아슬하게 정치 활동을 규제할 수 있기에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하지만 정치자금이 각 당에 정의롭게 배분돼야 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정의당 최저 당비는 1만원인데 소득이 없는 학생이나 가정주부, 150만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시민은 5천원으로 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의당 당론이며 정확히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한다. 만약 10%의 지지를 받았다면 국회 의석수 300석이니 30명의 국회의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지역구에서 열 명 당선되며 나머지 20명을 비례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최근 지지율이 15%라면 45명까지도 (의원을)만들어 주는 것이다.
 


■ 일각에서 노회찬 의원의 타살설이 제기되고 있다. 혹은 사망이 아니라는 설도 있다. 관련 의견
-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 유족들을 슬프게 하는 일이라 거론하고 있지 않다. 관련 항의도 받았다. 분향소 찾아와 타살 이의제기 왜 하지 않느냐며 원망의 소리도 들었지만 유족이 거짓말하겠는가. 유서를 왜 다 안 내놓느냐 말씀도 하지만 그것은 사적인 부분이므로 유족 뜻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음모설은 들어보면 항상 그럴듯하다.


■ 최근 정의당 지지도가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정의당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울러 정의당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를 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정의당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가입 후 활동 내용은
- 정의당 홈페이지 온라인 가입하면 된다. 최근에 준비했는데도 당원 가입하시는 분들 많아 과정이 다소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온라인 가입자는 이중 가입 여부도 일일이 전화로 확인해야 하므로 가입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시다. 온라인 가입이 어려우신 분들은 전화도 하신다. 직접 방문해 원서 작성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지인들도 많이 가입하는 추세다.


■ 앞선 광복절에 자유한국당의 건국절 논란이 있었다. 관련 의견은
- 우리의 현대사를 왜곡하는 일이다. 1948년이 광복이면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의 역사는 사라진다.

이번에 제주도를 방문해 4.3사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간단하지는 않다. 1919년 3.1운동 이후 문화 통치를 하면서 대한민국을 갈라놓으려 친일파를 다량 양산했다. 무장 독립투쟁하는 이들을 밀고하는 등 친일의 역사가 깊고 넓다. 그런 아픈 역사를 묻어두려는 의도가 아닌가 해석된다.

해방되면서 미 군정 시절 친일한 이들을 동원해 공산주의 세력을 혁파한다는 구실로 친일파의 나라가 됐던 것이기에 1948년 건국절 수립은 자신들의 행위를 묻어두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 정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며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아직도 정치에 특히 국내 정치에 불신을 드러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 무엇이 개선돼야 할까
- 대한민국 정치 국민들이 싫어하고 못 믿어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정치가 그렇게 만든 것이니 누구를 원망할 것도 없다. 왜 정치를 외면하게 만드느냐. 국민이 정치를 외면해야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부를 획득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를 수가 있는 것이다. 국민에게서 정치를 떨어트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정치 상황은 나빠지고 관심이 없어지면 독재를 하게 된다. 나쁜 정치 세력은 일부러 정치를 혐오하게 만든다.

정치하려 할 때 주위의 우려를 받았다. 돈이 많이 드는 정치제도를 만들어 정의당 후보들은 비용을 모두 버리지만 거대 양당은 지지율이 15% 이상 기본으로 나오니 보존을 받는다. 정치에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선거비용 보존 제도도 바꿔서 소수 정당이 정치에 더 진출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서 정치를 혁신하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정치는 발전할 수 없으며 정치 혁신 없이 올바른 세상 정립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민주주의 제도 이유다. 정치에 참여해야만 우리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정치에 입문한 까닭이다. 정치에 참여해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는 데 동참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 이 외 와이뉴스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및 향후 계획
- 대학생 되면서 정치에 관심 가졌다. 82년도부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내성적이고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의감은 있는 것 같다. 부당한 일이 있을 때 그것을 그냥 넘기는 것은 마음이 불편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였고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항의하는 학생운동이 한창이었으며 그것을 외면하지 못하고 학생운동에 동참했다. 대한민국의 근본적 변혁을 위해 노동자가 중심이 되고 그들도 힘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노조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을 그만두고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검거돼 실형도 살고 1987년 6.29민주화선언 이후 나와 대학교에 재입학 했다. 수의사로 졸업한 이후에는 경제적 활동을 하며 평범하게 살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국민참여당 건설 요청에 평택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으면서 지금까지 8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노회찬 대표를 잃으면서 많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를 떠올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진보정치를 키우자는, 거대 독점적인 양당 체제를 깨서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올리자는, 촛불정신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가 아닌가 한다. 정의당이 어려운 길을 걸으며 아직 완벽한 체제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그 정신은 똑바르다. 정치는 시민의 참여와 견제 감시 비판이 있어야 하니 책임의식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하며 이로써 명예로운 정치인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경기도의회 들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선거기간 내내 주창했던 경기도의회부터 특권을 내려놓고 도민의 삶을 개선하고 민생을 챙기는 의회가 되자는 것이다. 경기도 집행부를 철저하게 검증 비판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내서 도민 삶을 바꾸는 데 일익을 하고자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고 있다.
 
▷ 송치용 위원장 인터뷰 영상 보러 가기 https://youtu.be/0Oo2aSXcJ-E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