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혜의 이웃과 함께하는 작은 송년회
23일 늦은 오후 오산 세교 카페 베이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 미래학자들은 현대 사회가 100세 시대를 넘어서 140~150세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고장 난 장기(臟器)들을 인공으로 교체하고 기나긴 인생을 지속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 내다본다. 1인 1배우자 시대는 가고 20~30년마다 새로운 결혼이 이어지는 색다른 결혼관을 내놓는 이도 있다.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물리적 풍요로움이 전부인가. 정신적으로 채워야 할 인문학적 소양과 지식이 필요한가. 많은 이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 송년회에서 최인혜 박사와 이정아 어린이가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이웃과 함께하는 작은 송년회>가 22일 늦은 오후 오산 세교 카페 베이에서 최인혜 국제관계학박사(전 오산시의원)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명철 오산시의원 이권재 자유한국당 오산시당협위원장 청송 이정석 시인 강유경 가수 등과 지인 수십여 명이 참석했다.
▲ 최인혜 박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것이다. 인문학적인 사람이 아니면 살아날 수 없는 시대에서 시인 음악가 사진가 등처럼 인문 예술학적 존재의 공간을 형성해 놓아야 한다. 이 시대는 웰빙을 거쳐 리빙웰(Living Well)을 지향한다. 오늘 이처럼 조그마한 모임이 유럽연합의 시초였다”
최인혜 박사가 인사말로 무대를 열었다. 이어 최 박사는 고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 가락을 수놓았다. ‘조용한 이 노래를 당신께 드리리. 황금빛 수선화 일곱 송이도~’. 관객들은 그녀의 노래에 빠져 들었고 노래가 끝나고 나서도 쉽사리 그 여운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실내 장식으로 설치된 화려한 벚꽃 나무에서 꽃잎이 흩날릴 듯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 김명철 의원이 송년회를 빛내는 노래를 선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 날 수준급의 하모니카 연주를 선보여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며 행복의 정도가 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됐다. 그녀는 좋은 시를 읽고 암송하며 작품을 쓰신다. 정신의 공간을 많이 만들어 놓는 것이었다. 언젠가 고은 시인의 ‘시(詩)는 가슴에서 터진다’는 말씀처럼 시와 가깝게 지내는 것도 그 한 방법일 것이다”
최인혜 박사는 차분하고도 힘있게 말했다.
또 “인생은 모자이크다. 매순간 열심히 산 조각들이 생(生)을 장식한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기타 선율과 감미로운 팝송이 송년회의 분위기를 더욱 돋웠다.
최 박사의 공연에 이어 모친 김영소 여사의 시낭송 <나무학교>, 이정아 어린이(고현초 3)의 <가을이 되었구마> 자작시 낭송, 청송 이정석 시인의 시낭송, 김명철 의원의 하모니카 연주와 노래, 이권재 위원장의 노래, 기타 연주 등 감미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 이권재 위원장이 깜짝 방문해 멋들어진 노래를 선사했다.
이권재 위원장은 “가족처럼 자주 모이는 멤버로서 정담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자리라 참석했다. 누구나 편안한 자리에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참여 지인은 “보고 싶은 얼굴들이 모두 있어 반갑고 흐뭇하다. 밀린 숙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 송년회 참석 내빈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또 한 시민은 “기아와 빈곤, 전쟁과 죽음 같은 경쟁이 지속되는 현대사회에서 영혼을 보듬는 의미 있는 모임”이라고 했다.
▲ 모임이 이뤄진 오산 세교 카페 베이 전경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눈 맑은 사람들의 열린 모임은 추운 겨울 날씨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는 후평이다.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