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천340만 도민의 뜻 소중히 듣겠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 안산시1)

경기도의회 역사상 최초로 도의원 공약을 집대성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했다. 그 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을 얻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게 됐다고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 안산시1)은 말한다. 송한준 의장은 이러한 공통 공약들을 모아 도청에 33건, 교육청에 10건의 정책 제안했고 2019년‘서방관서 신축 및 이전’ 등 도청 82개 사업에 5천105억 원, ‘학교시설 개선’ 등 교육청 38개 사업에 8천298억 원이 각각 반영하는 성과를 일궜다.

경기도의 형제복지원이라 일컬어지는 선감학원 사건과 관련해 도가 발견한 선감학원의 퇴원아대장, 선감학원 아동 국가폭력 피해대책협의회가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피해자들을 지원할 계획임도 표명한 상태다.

송한준 도의장은 제10대 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10년 간 안산시 농아인 수어센터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농아인들과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장애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밝힌다. 장애는 차이이지, 잘못이 아니며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 상징적인 사례가 경기도의회 1층에 있는 ‘한그루’ 카페다. 2017년 2월에 문을 연 이 카페는 사회적협동조합 세잎클로버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다.

2016년 경기언론인연합회 제6회 의정대상,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3회 우수의정 대상 등의 수상 경력을 지니고 2018년 8월부터 제16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반기 회장을 맡고 있는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에게 여러 현안을 들어봤다.

■ 경기도의회 8대 9대 10대에 걸친 3선 의원이시면서 의장이십니다. 관련 소회 및 와이뉴스 독자들께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 와이뉴스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10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 송한준입니다.
안산에서 도의원으로 처음 출마했을 때 상대편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을 열심히 이야기했으나 청중들의 반응은 정치인을 못 믿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뽑아주시면 여러분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백지공약을 내놓았습니다.

당선이 됐을 때 공약대로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한 번 약속한 일은 반드시 실천했습니다. 이런 성실함과 진정성을 인정받아 3선 의원이 되고 경기도의회 의장까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의장을 맡은 후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도 선출된 만큼 경기도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활발히 활동하겠습니다.

‘이 시대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고 약자에게 손을 내미는’ 와이뉴스처럼 경기도의회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을 겸비한 진정한 도민의 대의기관이 되겠습니다. ‘세상 모든 궁금한’것을 취재하는 와이뉴스의 발전을 기원하면서 와이뉴스와 경기도의회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 2018년 10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경기도의회 최초 공약 4천194건을 집대성해 공동 관리를 언급하셨는데요. 수천 개의 공약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하시는 안건은 무엇입니까. 아울러 현재 어느 정도 이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경기도의회 역사상 공약 집대성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공약 실현에 앞서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먼저 공약의 공통분모를 통해 시대정신을 발견하는 한편 앞으로 가야할 방향성을 설정하게 됐습니다. 또 31개 시군의 지역별 다양성이 담겨 있어서 지방자치의 발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됐습니다.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제시한 공약은 ‘공교육 강화를 통한 보육환경 개선(125명)’, ‘여성의 경제활동 강화를 위한 맞춤형 취업 지원(92명)’, ‘도민 휴식 공간 확충을 위한 도시공원 조성(91명)’ 등 이었습니다.

이러한 공통 공약들을 모아 도청에 33건, 교육청에 10건의 정책 제안을 했고 올해‘서방관서 신축 및 이전’ 등 도청 82개 사업에 5천105억 원, ‘학교시설 개선’ 등 교육청 38개 사업에 8천298억 원이 각각 반영됐습니다.

공약은 지방자치 현장의 가장 작은 단위인 마을에서 주민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지켜져야만 도민이 믿고 의지하며 생활 속의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2018년에 정리한 공약을 토대로 2019년 새해에는 그 공약들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돼 도민들의 삶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실행하고 끝까지 관리하겠습니다.

■ 경기도의 형제복지원이라 일컬어지는 선감학원 관련해 경기도의회의 진행 상항과 세부적인 대책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서 관련 경기도의회 조례가 개정됐다고 알고 있는데요.
- 원미정 의원(더민주 안산8)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018년 10월 23일 의결됐습니다. 조례안은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피해지원을 도지사 책무로 추가 규정하고 실질적 피해보상과 지원사업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지원과 위령사업위원회 위원 구성을 보완했습니다.

우리나라 아동인권 침해 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선감학원 사건은 일제가 만들고 군사정권이 완성한 잔혹하고 끔찍한 역사입니다. 경기도가 책임감을 갖고 피해자들에게 현실적인 피해보상을 함으로써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조례 개정에 이르게 됐습니다.

현재 선감학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는 등 국가폭력 진상규명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도가 발견한 선감학원의 퇴원아대장, 선감학원 아동 국가폭력 피해대책협의회가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피해자들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안산시 농아인 수어센터 운영위원장을 역임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산시와 더불어 경기도 장애인 복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 제10대 의회들어 의장으로 선출되기 전까지 10년 간 안산시 농아인 수어센터 운영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농아인들과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장애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장애는 차이이지, 잘못이 아닙니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미숙아 및 선천성 이상아 지원 확대 촉구에 관한 결의안’(2013.5.30.), ‘경기도 수화언어 사용 환경 개선에 관한 조례안’(2016.11.1.) 을 대표 발의하는 등 장애인 복지 향상에 많은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경기도의회 차원에서도 사회적 약자 지원을 실천해 왔는데 상징적인 사례가 의회 1층에 있는 ‘한그루’ 카페입니다. 2017년 2월에 문을 연 이 카페는 사회적협동조합 세잎클로버에서 운영하고 있고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2년이 다 돼 가는 지금, 발달장애 친구들의 사회성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제 한그루 카페는 그들의 소중한 일터이자 장애인식을 개선하는 생생한 교육 현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장애인 일자리와 장애인식 개선에 있어 공공기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대표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등의 사회취약계층은 특정한 범주의 사람들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늙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장애를 입거나 가난해질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더불어 함께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고 경기도의회가 그러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 2018년 8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어떤 활동을 해오셨고 또 성과로 소개할만한 사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2018년 8월 16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광역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방분권 개헌의 불씨를 되살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전국 17개 광역의회를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활발히 활동하고자 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민형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지방분권 강화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고 ‘지방분권 촉구 결의대회’도 열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2018년 10월 30일 제6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치분권 강화를 발표했고 1988년 이후 30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17개 광역의회가 한마음으로 뭉친 끝에 지방의회의 숙원과제인 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 등이 전부 개정안에 반영돼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과정에 지방의회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 최근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에 실망을 느낀 시민들은 젊은 정치, 젊은 정치인에 주목하는 추세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의 정치 활동 관련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아울러 앞으로 정치인을 꿈꾸는 미래 후배들에게 조언하시고 싶은 점이라면요.
- 경기도의회에도 1986년생 최연소 도의원이 두 분 계시고, 불혹이 채 되지 않은 1980년생들이 다수 포진해 계십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치적인 담론이 형성되다보니 더불어 정치 관심과 참여도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등을 돌리던 시대를 지나 정치를 포용하고 참여한다는 건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젊은 층의 정치활동은 정치가 삶을 바꾼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고 봅니다. 도의회의 원칙 중 하나가 ‘소통하며 함께하는 의회’이고 ‘내 삶에 힘이 되는 의회’입니다. 젊은 정치 활동가들의 신념과 맥을 같이합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는 데 나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정치는 의욕이나 열정, 패기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배려하고 타협하며 함께 한다는 ‘공존’의 정신을 기반으로 해야만 자신이 발전하고 도민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20~30대 젊은 정치가 혹은 정치 활동가들이 연륜 있는 선배 정치인과 어우러지며 더욱 건강한 정치생태계를 형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선 의원이자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서 이 같은 긍정적 변화에 일조하겠습니다.

■ 언급된 사안 외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향후 활동 계획 부탁드립니다.
- 최근 정부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등을 통해 지방분권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방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지방의원들입니다. 지방의 목소리를 담고 지방의회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야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회 의장이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의 불씨를 다시 살리도록 힘쓰는 한편 지역균형발전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탄탄한 지방분권의 토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중앙과 활발히 소통하겠습니다.

도민과 함께 지방자치 분권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습니다. 끝까지 도민들께서 관심 가져 주시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도민의 삶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