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Ⅱ]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동체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 서규섭 대표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이사
백여 반려동물과 평화로운 공존공생 실천
수십여 회원과 꾸려가는 싱싱하고 신선한 농장
유기농 연구소이자 같은 신념 고수하는 집합체
농촌 자체적으로 살아갈 방안 제시 응원 필요

 

[와이뉴스] 세월호참사 피해 유족을 만났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 주었다.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짓고 있다. 바이오다이나믹 농법(Biodynamic Agriculture)은 스스로 자양분을 주는(self-nourishing) 시스템으로 토양, 식물체, 동물의 전체론적인 발달과 상호작용의 균형을 강조하는, 통합되고 개별적인 유기체들로 농장을 대하는 유기농업의 한 방식이라고 전한다. 즉, 우주의 모든 만물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인데, 이는 또한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시스템으로도 해석된다.

 

농장은 앞서 2년 전 방문했을 때보다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무엇보다 현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서규섭 대표와 그의 농장이었다. 유기농을 짓는 착하고 소박한 농부에서 연구하는 농자로서의 이미지를 한껏 더한 모습이었다. 응접실처럼 아늑했던 공간이 멋들어진 밀짚모자와 기타, 약간의 식기류 등이 장식해 더욱 멋진 회의실로 변신했다. 온기를 뿜어내는 난로 옆에서는 까불이와 치즈가 한가로운 오침을 즐기고 있었다. 모두 서규섭 대표의 농장 성원인 고양이들이다. 모자와 식기류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소뿔농장의 후원자들이 농장 방문 시 사용하는 것으로, 그들은 농장을 방문해 생명을 존중하는 농법을 연구하고 그들의 손으로 길러낸 신선하고 싱싱한 농산물로 만든 요리를 즐긴다. 서규섭 대표는 현 40여 명의 회원만을 유지하고 있다. ‘더’는 성심껏 운용하기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앞선 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자연리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공동체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 회의실에서 서규섭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마저 전한다.

 

 

 

■ 소뿔농장을 체험농장으로 운영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농장 이름이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이다. 간판을 조각도로 새기고 있는데 저 이름은 예쁘라고 지은 게 아니고 농사 철학을 담고 싶어서 (지은 거다). 생명역동농업은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Joseph Lorenz Steiner)라는 사람이 농사 철학을 이야기했는데, 생명역농동업의 창시자는 루돌프 슈타이너다. 그 분이 가진 철학이 인지학이다. 칸트의 철학처럼 말이다.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는 ‘나의 철학은 유기이론론’이라고 스스로 얘기했다. 인지학은 인간에 대한 지혜라는 의미다. 여기도 유기론이라는 말이 들어가는데, 그 철학은 우주만물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했다. 서로 깊이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서양 철학은 분리해왔다. 칸트등 대철학자의 사상은 나와 대상을 분리시켰는데 그 대상이라는 존재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 대상이 신인지 절대자인지 초월의 세계에 있는 것인데 나는 거기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슈타이너 박사의 유기이론은 세상은 다 연결이 돼 있고 깊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태양을 비롯한 별들이 자전과 공존 등 서로 회전 운동을 한다면, 그 영향 아래에 있는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도 그런 순환 운동을 할 거라는 것이다. 지구에 있는 물질, 인간, 인간을 소우주라고 하는데 거기를 잘 들어가 보면 우주의 진리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간의 서양철학과)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거다. 슈타이너 철학이 유기농으로 온 거다. 이 분이 농사짓는 분이 아닌데 그걸 본 거다. 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때 장미를 키우면 빨간꽃, 사과의 빨간꽃, 해바라기는 노란꽃이 피고 식물의 잎의 색과 모양이 다른데 사는 방식도 다 다르고 이건 지구 안에 있는 어떤 누가 결정한 것은 아니다. 식물은 지구 바깥에 달을 비롯한 별들과의 관계에서 식물이 선택한 색깔은 별이 준 선물이고 식물의 열매 색깔도 별에 의해서 결정이 됐고, 그래서 식물을 잘 보면 이건 어느 별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슈타이너 박사가 말한 유기이론론 쪽으로 푼 농사 철학이다. 슈타이너 박사가 죽기 일 년 전에 독일 유럽 농민들한테 이끌려가서 농사 철학 강의 요청을 받았다. 한 열흘 동안 어느 지역에 붙들려가다시피 해서, 그 바쁜 양반이, 농사에 관한 모든 것을 강의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흙도 쪼개고 쪼개고 보면 원자라는 것으로 존재하는 것인데, 질소고 철이고 아연이고 납이고 이런 것들로 존재하는데, 이런 것들이 모여서 흙이 된 거고 그 물질에서부터 진화해서 미생물과 식물, 동물, 사람에 이르기까지 생명체가 나왔는데, 이런 생명체의 존재방식과 그 식물들이 살다보면 병에도 걸리고 벌레들의 공격을 받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재배과정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농민들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가, 그런 모든 것을 열흘 동안, 이렇게 지어야 된다 농사는, 식물의 존재방식이 이러니 이 존재 방식대로 재배를 해야지 지금처럼, 그때 당시 19세기 말 이 정도 되는데, 당신들이 이렇게 농사를 지으면 밀은 생명력을 잃고 식물은 생명력을 잃어서 점점 생명력을 잃으면 퇴화할 거고 이 퇴화한 곡식과 열매를 사람이 먹으면 사람은 건강하지 못할 거다, 이렇게 됐는데, 슈타이너 박사가 유럽에서 1차 세계대전 이후에 전쟁에 사용하던 무기 공장들이 비료나 농약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걸 쓰니까 밀은 수확해서 그 종자를 그 다음 씨앗으로 (쓰는 게) 가능했는데 점점 그게 불가능하게 된 상황이 된 거다, 유럽 농민들이 이상하게 생각했고, 우리도 벼를 수확하면 나머지를 내년 종자로 쓰듯이, (농민들이) 원인을 밝히려 철학자를 찾아갔다. 왜 유럽의 밀과 곡식들이 생명력이 퇴화했는지, 이것을 살리는 방법을 알려달라 했더니 슈타이너 박사가 화학비료를 만들어 뿌려대고 벌레 죽인다고 농약을 쳐대고 풀 죽인다고 제초제를 치지 않았냐, 씨앗이라는 생명체에 여러 가지 위협을 가하지 않았냐, 지금으로 말하면 GMO같이 개조를 해버린 건데 식물은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은 서로 깊이 영향을 주면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지금 유럽의 농민들이 하는 짓은 그 관계를 깨는 행위다, 별이 다른 지구에 있는 식물에 번식과 생명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거기에 농약을 치고 비료를 주면 죽어있는 광물질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뿌려 버리면 이 식물은 더 이상 달에 의한 번식과 본능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런 곡식을 사람이 먹으면 사람이 건강하게 되지 않는데 전쟁 이후 농민들이 계속 그런 행위를 해왔다(고 말했고), 왜 그런 짓을 해왔는가 하면, 편하기 때문이다. 벌레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수확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비료를 쓰니까 훨씬 편하니 비료 농약 제초제를 썼고 그것으로 인해 밀이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는데 선택은 농민들의 몫이라고 슈타이너 박사가 말했고 그의 농사철학을 따르는 사람들이 1900년대 후반에 1995-1996년 이 무렵에 한국에 들어왔다. 유럽 등지에서 그 이후에 슈타이너 박사의 농사철학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럽에 가면 바이오다이나믹을 다 알고 특별한 유기농 매장에 가면 바이오다이나믹 농산물을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데 우리나라는 아직 생소하고 농민들도 몇몇 농민들만 그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그걸 보면서 그때 슈타이너 박사가 열흘을 강의하고 몇 달 뒤에 과로로 돌아가신다. 유일하게 슈타이너 박사가 식물이 이렇게 존재하니 농사를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게 그 열흘 동안 말한 건데 그게 바이오다이나믹(생명역동농업)의 시작이 된 거다. 그 당시에 교육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그게 발도로프 교육이다. 그 발도로프 교육의 슈타이너의 뿌리가 인지학이다. 대안교육 발도로프 학교가 유명해졌는데 우리나라에도 10여 학교가 있다고 한다. 소뿔농장이 펼치고자 하는 생명역동농업의 뿌리도 인지학에 있다. 이렇게 연결이 되다 보니 우리 지역에 있는 발도로프 학교 학생들이 소뿔농장을 알고 여기 와서 농사수업을 하기도 한다. 이 장소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올해는 한 달에 두 번씩 거기 가서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농사 수업을 해야 되고. 발도로프 교육에서는 농사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발도로프 교육을 통해서 자유로운 인간과 개인을 만드는 게 목표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교육과는 교육철학이 안 맞아 대안학교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 슈타이너가 말하는 인지학에 의하면 관계가 있는데 자기의 철학이 교육으로 나타나면, 발도로프 교육으로서 사람을 키워내는 건데 농민들이 자기의 철학으로 농사를 지으면 생명역동농업이 된다, 자기의 인지학 철학이 농사를 통해서 나타나는 건 생명역동농업 농장이라고 했다. 그러니 아이들이 생명역동농업 농장에 올 수밖에 없는 거다.

 

자연이 그렇게 존재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발도로프 학교 안에는 반드시 생명역동농업 농장이나 준비 과정이 있다. 그러면 농민이 필요한 거다. 양평에 있는 발도로프 대안학교도 장차 생명역동농업 농장을 학교 안에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텃밭 수준이지만. 대신 농장이 옆에 있으니까 아이들은 거기 가서 수업을 하고 농민을 초대해서 교사로 하고 있고.

 

이곳이 이렇게 하다 보니 어렵다. 생명역동농업이라는 생소한 농법을 하는 것도 어렵고 사람들이 이해하기도 어렵고, 슈타이너 박사의 철학을 얘기했지만 역시 잘 모르고 사람들이 이걸 되게 낯설어 하는데 농민이 하고 있으니 이 농산물이 생명역동농법으로 만든 농산물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사람들이 알 수도 없고 인정을 받을 수도 없으니 우리만 알고 있는데, 2년 전에 여기서 커피도 마시고 이런 얘기를 전하니, 이분들이 모여서 소뿔농장 회원을 만들어 보자고 했고 소뿔농장에서 만든 농산물을 꾸러미로 정기적으로 보내면 회원이 되겠다고 했고, 농산물 꾸러미를 택배로 보내는 건 쉽지 않다. 여름 같은 경우엔 시들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고 그래도 괜찮다고 했고. 2년 전에 겨울에 모여서 회원을 어떻게 할까 몇 달 동안 고민을 하다가 전국에 24가족이 소뿔농장 회원이 되겠다고 했다. 소뿔농장 농사철학에 동의가 되면 공동농장주 형태로, 생명역동농업이 세밀하게 들어가면 되게 어려운데 그런 것들을 모두 실현하게 되는 데 부족한 것들을 매년 만들어 가자고 했다.

 

2년 전에 와이프가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데 닭을 열몇 마리 얻어 기르기 시작했다. 일 년이 지나면 두 배 세 배로 늘어나 병아리를 까서, 그게 지금은 백 몇 마리가 돼서 닭장을 여기저기 짓느라고 (웃음). 와이프는 우리 농장에 온 어떤 생명이든 잡아먹거나 잡아먹을 용도로 팔지 않겠다는 거다. 닭장이 여러 개인데 열 살 넘은 계란을 못 놓는, 늙은 닭들을 모아 놓은 닭장이 있다. 버려진 유기견들도 데려와서 있고. 그 첫해에 회원들하고 논의한 게 개도 닭도 고양이도 늘어난다. 고양이도 스무 마리가 따라 다닌다. 회원들이 닭을 풀어놓자고 했지만 여러 들짐승으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골프장 같은 망을 치고 (닭을) 풀어놓아야 한다, 회원들이 소뿔 펀드를 마련해서 첫해에 소뿔 펀드가 마련돼서 닭 운동장을 마련했다. 아침 되면 닭은 블루베리 밭에서 놀다가 저녁 되면 들어온다. 그 다음 해엔 소뿔농장이니 소가 있어야 되지 않냐, 소는 구제역 같은 문제나 허가 문제도 있으니 장차 준비하고, 비닐하우스가 몇 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장마가 있어서, 장마가 오면 채소들이 작살이 나서 꾸러미를 보낼 게 없는데 고추나 참외 채소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할 수밖에 없다, 전체를 비닐하우스로 하는 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작물은 비닐하우스에서 하겠다고 했고. 첫해에 두 가지를 했다.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소뿔회원들이 필요한 것들을 보내줬다. 원두커피가 필요하다 하면 농장에서 내린 커피와 파란 계란인 청계란과 채소, 딸기 같은 것들로 잼을 만들어 일 년에 여덟 번을 보냈다. 겨울에 농사가 안 되는 때가 있으니 여덟 번은 안 많다, 회원들이 농장에 투자한 것에 비하면.

 

일반적인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소뿔농장 회원들로 꾸며진 마을을 만들자, 일단 SNS상에 만들었고 한 달에 한 번씩 편지와 함께 꾸러미를 보냈다. 예를 들면 까불이가 태어났어요, 까불이가 눈병이 나서 병원에 갔어요 등의 내용과 들어간 농산물 정보 등을 줬다. 회원들이 단톡방 같은 곳에 요리한 것과 작가님은 글을 쓰기도 해서 올리고, 사진 찍는 분은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인상에 남았던 것은 달팽이가 따라 왔다고 한다 채소에. 보통 그것은 반품 사유인데 거기는 달팽이가 갔더니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자기 아이가 달팽이를 키우겠다고 했다고 한다. 채소를 먹어야 하는데 달팽이 먹이려고 못 먹게 하다가, 그렇게 며칠을 기르다가 달팽이가 커져서 산책길에 채소와 함께 달팽이를 고이 보내줬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더니 다른 집에서는 고추에 딸려온 고추벌레를 아이가 벌레 주려고 고추를 못 먹게 한다, (고추) 벌레를 기르고 있다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거다.

 

이런 이야기들이 늘 편지로 오고 가고 소뿔농장에서 벌어지니까 자료로 기록으로 남겼으면 좋겠다 했는데 농사일 바빠서 못하기도 했는데, 소뿔농장 스물네 가족이 함께 했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다, 소뿔농장은 땅에 이자를 내고 빚을 갚아야 되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우리가 회원으로 가입한 돈으로 농장이 꾸려지냐고 물었고 솔직히 오늘처럼 얘기했더니 회원을 늘리자 (했고), 무조건 늘리는 건 반대다 했고, 거래나 계약 관계로 하는 것은 반대다. 작년에 거의 두 달 동안 비가 계속 왔을 때 우리 회원들이 꾸러미를 보내지 말라고 했고 왜냐하면 논둑이 다 터지고 비에 농작물이 비에 씻겨 가니까 오히려 그분들이 통장에 입금을 해줬다. 진돗개 진순이가 장마에 나이가 들어서 죽었다 그랬더니 진순이 위로금이라고 돈을 보내줘서 묻어주고 그랬다.

 

장마철에 수입이 없으니 고양이 개 사료가 왔다. 꾸러미는 높은 신뢰가 없으면 힘들다. 한 달 내내 오이가 나오면 오이만 보내니까, 오이 그만 보내세요 이러면, 그런 관계기 때문에 꾸러미는 재계약율이 되게 낮다. 높다 그래 봐야 20-30%대다. 요즘처럼 편리한 세상에 매장에 가서 사지 굳이 꾸러미를 하겠냐 한다. 회원들은 생명역동농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우리 농장에 온 모든 생명체들을 그대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돌봐준다는 것에 동의한 것도 있어서, 그런 철학을 공유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하니 주위에 믿을 만한 사람을 한 명씩 데려온다고 했고 그래서 두 배가 됐다. 그분들이 새로 가입하면서 당신들끼리 합의한 게 소뿔농장 회원은 농사가 시작되기 전 겨울에 모든 회비를 납부한다, 선납하는 거고, 그걸로 농사를 지으라는 거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하시는 분들이나 강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어려우신데 그런 분들께는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다 선납해주셨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1, 2, 3단계로 나눠서 하고 올해 해야할 사업이 있으면 같이 고민해서 하고 점차 차등을 없애자, 회원들끼리는 꾸러미가 가능할 정도로 모아서, 차등이 있으니 농장 입장에서 부담이 되니, 너무 많이 내면 농장 입장에서 특별대우를 해줘야 된다고 할 수도 있으니, 일률적으로 하고 그게 소뿔농장의 소득이 충분히 될 만큼, 소뿔농장은 어느 정도의 꾸러미를 보낼 수 있는지 경험을 쌓아서 백 명의 회원이 필요하다 그러면 더 이상 받지 않는 걸로 하되, 소뿔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농장을 중심으로 모임들을 한다.

 

첫해는 사진작가분들은 농장에 와서 사진 강의를 4회 열고 강의를 받으면 스마트폰으로 농장 주변을 찍어서 사진이 취미활동으로 가능하게. 회원들 중에는 소설을 쓰는 분도 계시는데 성함을 말하면 유명해서 다 아시는 분들인데, 그 분들이 책을 내고 북 토크 같은 걸 여기서 하고 계속해서 책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고. 가수분이 계시다. 그 분이 오셔서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는데 한두 번 여기 와서 공연을 하는. 그 분이 서울에서 공연을 하면 우리 소뿔회원들은 초대받아서 가고, 공연을 하는데 코로나로 힘드니까 온라인 공연을 하게 되면 우리가 열심히 가수 홍보해 드리고, 이런 식으로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요리사분도 계셔서, 요리사분은 요리를 너무 좋아하셔서 여기 오셔서 소뿔농장 농산물로 요리를 하고, 그분도 역시 활동을 많이 하시고 여성 분야에서 활동을 많이 하신다.

 

그러저러한 활동들이 있는데 2년째 회원들하고 얘기하면서 회원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볼 수 없는 우리만의 가치를 공유하는 특별한 소뿔마을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소통하고 산다, 소뿔농장은 점점 더 생명역동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 되고 그 농장을 소유한 공동농장주들은 지금은 50가구 가까이 되는데 그 사람들은 자기가 마치 농장을 소유한 것처럼 행복해하고 농장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언제든 농장에 와서 이 장소에서 뭘 할 수 있고, 그게 우리 사는 거 아니야, 우리 이렇게 살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한다).

 

물론 2년 하면서 무슨 자랑질이냐 그럴 수 있지만, 우리나라 농촌이 연령대가 높아지고 사람들이 안 오고,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없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기고 미래도 희망도 없고, 그나마 농사를 짓는 곳은 경제논리가 점령해서 소득이 되냐 많이 생산하느냐, 이런 것만 관심이 있는 거다. 그게 농업 정책이 돼서 무슨 스마트팜이니 6차 산업이니 농사도 융합복합 농사를 지어야 한다, 무슨 채소빌딩을 짓는다 그러는데. 왜 농사를 그렇게 접하느냐 그런다. 시골에서 남아 있는 노인들이 스마트팜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을 뿐더러 그걸 지향해서 갈 수도 없을 정도로 이미 농촌은 망가져 있는데. 거기에다 자꾸 기업논리 경제논리를 접목시키는데 그것은 농촌을 개발하겠다는 거다. 농촌은 농사짓는 곳 존재하는 것 그 자체로 생존하게 둬야 된다. 그걸 농장 중심으로 농촌 중심으로 끌어 가야지 도시의 산업논리를 끄집어들여서 6차 산업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나이) 70, 80된 노인들이 어떻게 6차 산업을 알겠나. 우리나라 농촌 평균소득이 1년 2천 만원이고 경작 면적이 경기도는 1천평 미만이다. 거기에 무슨 스마트팜을 적용시키나, 가족농 중심의 마을공동체 거기에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만드는 게 필요한 거지 거기다 컴퓨터 기계 접목시켜서 습온도 자율조정 이런 것은 몇몇 신지식인 선도 농가 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지금 농촌에 남아 있는, 농지와 사람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고 어떻게 망가지고 있는가 어떻게 피폐해지고 있는 것을 살릴 건가, 그 길을 하나의 획일적인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법, 거기에 생명력을 부여하면서 살아있는 농민들이 자존감을 잃지 않게, 그것을 농촌 자체가 못하면 도시나 행정이 도와주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본다.

 

무조건 행정이 지자체가 나서서 방식을 제시한다면 그것을 따라갔다가 정권이 바뀌면 망하는 거다. 마치 예전에 소 키워야 된다 해서 소 키우다가 망하고 블루베리 심다가 포화상태가 지금은 블루베리 캐내면 캐내는 만큼 돈을 준다. 또 대추를 심으라고 하고 이런 식의 농업정책이 농촌을 살리는 정책인가. 귀농 20년 동안 그런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와서.

 

농촌이 사는 길은 농업정책이 해줄 수도 없고 공무원들이 해줄 수도 없고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할 수밖에 없는데, 각자가 처한 처지에 따라서 자발적이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보라는 거다, 현장에서 만들 수밖에 없으니까. 소뿔농장 회원들이 했듯이 식물의 존재방식,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동의해서, 그런 것들이 가치고 생명인데 다른 농장은 다른 방식으로 그런 농장들이 꽤 있기는 하다. 가공을 그 농장의 주요 (전략으로) 회원을 가진 농장도 있다. 이렇게 유기농 쪽으로 삶을 살아가려고 농촌이 좋아서 농촌으로 왔고 이렇게 사는 농장을 훨씬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 약간의 도움과 응원이 필요한데 이렇게 해줘야 농촌이 사는 길이지, 지금까지 했던 거 낡은 것이라고 다 무시하고 새로운 외국에서 들어온 이론을 도입한다든지 하는 것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농정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선진국에서 가지고 오는 거다. 그 사람이 행정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렇게 말했던 게 슬며시 없어지고 새로운 게 나온다. 이명박 정부 때 선진농업인 정책이었고 박근혜 정부 때는 6차 산업이었다. 그 때는 전국의 모든 농업관련인이 주창했던 6차 산업이다.

 

농사 1차, 가공 2차, 서비스 3차 산업인데 그게 왜 6차 산업이냐 하면 농사는 중요하니까 이걸 곱하면 1*2*3 해서 6차 산업인데 농사가 얼마나 중요하냐 하면 이걸 곱하는데 이중 하나가 0이 되면 다 망가진다는 거다.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서 6차 산업 붐이 일어나 지원을 해줬는데 찌꺼기들이 남아 있다. 시골에 농민들이 딸기를 재배하고 잼을 만들면 2차 산업이고 농장 옆에 가공 공장이 있다. 잼을 만들면 사람들이 체험하니까 서비스 3차 산업이라는 거다. 딸기를 이용해 케이크도 만들고 놀이가 필요하니까 카페를 만들었다.

 

양평 인근 지역에 딸기 재배 많이 하는데 가면 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 놓은 딸기밭 주변에 잼 만드는 시설, 카페 이런 것들이 되게 많다. 이게 진정 옳은 방식인가. 이걸 따라갔다가는 농민들 망하고 지원은 수백 조를 퍼부었다고 한다. 지금도 면세유도 공급하고 비료도 공짜로 주고, 퇴비를 농장에서 가축들의 배설물로 퇴비를 만들어서 쓰는 게 유기농업이지, 유박 같은 거 외국에서 수입된 기름 짜고 난, GMO 유채 해바라기 기름 짜고 난 찌꺼기를 들여와서. 유박은 분해가 잘 안 돼서 땅에 많이 쓰면 무리가 있다. 유기농업은 오랜 과정을 통해서 땅도 살고 사람도 사는 건데 이런 것은 하지 말고 이런 것은 하라고 한다. 문제는 자꾸 그것(유박)을 쓰게 만드는 제도와 분위기다.

 

관련 기사 보기    [기획] 2009 두물머리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http://whynews.co.kr/news/article.html?no=2921

이재명 경기지사 두물머리 유기농가 지원 “선거법 위반”  http://www.whynews.co.kr/news/article.html?no=2922

[데스크 칼럼]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http://www.whynews.co.kr/news/article.html?no=2981

[포토 기획 – S씨의 농가 ⑮_완] 연구하는 農者  http://www.whynews.co.kr/news/article.html?no=4333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실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가 사안 검토 여부 고심하겠다”  http://www.whynews.co.kr/news/article.html?no=3002

[인터뷰_Ⅰ] 서규섭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 대표 http://www.whynews.co.kr/news/article.html?no=20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