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미래세대 위한 탄소중립" 한일 지방정부 공동선언

제주도, 1일 제33회 한일해협 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 개최

 

[와이뉴스] 1992년 첫 회의 이후 33년간 이어온 한일 지방외교의 상징,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가 제주에서 열려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제33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를 개최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의 8개 시·도·현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실현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0월 30일 경주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개최돼 양국 협력 강화의 흐름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어간다는 의미를 더했다.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는 한국의 제주·부산·전남·경남, 일본의 후쿠오카·사가·나가사키·야마구치 등 한일해협 연안 8개 시·도·현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1992년 첫 회의 이후 33년간 한 번도 중단 없이 지속돼왔다.

 

제주도는 제1회('92), 제9회('00), 제17회('08), 제25회('16)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지사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오영훈 제주지사, 이준승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명주 경상남도 경제부지사가 참석했으며, 일본 측에서는 핫토리 세이타로 후쿠오카현지사, 야마구치 요시노리 사가현지사, 바바 유코 나가사키현 부지사, 무라오카 쓰구마사 야마구치현지사가 참석했다.

 

오영훈 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제33회 지사회의를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최근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아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도 큰 힘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3년 동안 단 한 번의 중단도 없이 매년 교류와 우호를 이어오며 한일 지방외교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8개 시·도·현의 신뢰와 우정은 양국 협력의 든든한 초석이자, 동북아 평화와 상생을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위기에 직면한 지금, 지속가능발전과 탄소중립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오늘 발표하는 공동교류사업과 공동선언문이 전 세계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한일해협 연안 탄소중립 벨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 주제는 ‘UN-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을 위한 탄소중립 시책’으로, 참가 지역들은 기후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 사례를 공유했다.

 

오영훈 지사는 주제발표에서 제주도의 ‘2040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과 ‘2035 탄소중립 비전’을 소개하며, 지난 4월 도내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 일시적 RE100 달성 성과를 강조했다. 또한 RE100 우유와 달걀 출시, 1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탄소중립 실천 사례도 공유했다.

 

오 지사는 8개 시도현이 참여하는 ‘탄소중립 청소년 캠프’ 개설을 신규 공동교류사업으로 제안하며, 미래세대 네트워크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준승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은 "15분 공간 탄소중립 도시, 글로벌 수소경제 그린도시, 자원재활용 메카도시, 기후위기 대응 글로벌 해양도시”라는 부산의 4대 도시 정책을 소개했다. 김명주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는 “조선·항공 산업의 강점을 살린 암모니아 혼소 연료추진 선박 실증과 바다숲 조성으로 탄소감축을 추진 중”이라며 “인공지능(AI) 기반 기후재난 대응 협력체계 구축, 탄소포집 기술 전문가 포럼 개최”를 제안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블루 이코노미 정책을 바탕으로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활용한 에너지 전환과 갯벌·해양생태계의 블루카본 흡수원 확대”를 핵심 사업으로 발표했다.

 

일본 측에서는 무라오카 쓰구마사 야마구치현 지사는 "야마구치 탄소중립 산업단지 조성과 수소 선도지역 실현을 위한 저비용 수소 공급망 실증사업”을, 바바 유코 나가사키현 부지사는 “일본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설치와 해상풍력훈련시설을 통한 인력양성 노력”을 소개했다.

 

핫토리 세이타로 후쿠오카현지사는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원헬스’에 기반한 블루카본 창출 프로젝트와 그린 EV 배터리 네트워크 조성’ 계획”을, 야마구치 요시노리 사가현지사는 "도민 행동 변화 중심의 한 숲·하천·바다 프로젝트와 걷는 라이프스타일 운동, 2026년 개소 예정인 ‘세계 해양플라스틱 플래닝센터’를 통한 환경교육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8개 시·도·현은 지사회의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공동성명문을 채택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본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안한 신규 교류 사업인 '탄소중립 청소년 캠프'에 관해서는 추후 실무회의에서 협의를 거쳐 실시하기로 했다. 이 캠프는 청소년들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협력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 지방정부들은 각 시·도·현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에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2026년도 제34회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교류 지사회의는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제33회 지사회의에서는 본회의 외에도 제주의 관광자원을 경험하는 새연교-새섬 시찰과 시도현 교류 사진전 등도 함께 진행됐다.